방학중 자녀들 TV보기 지도요령…무조건 막기보다 규치적 시청유도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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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방학이 가까워지면 부모들의 걱정이 하나 더 늘게 된다.

어린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를 보는 시간도 2~3시간씩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때 관심없이 그대로 두면 심한 경우 TV중독증으로 발전할 수 있고 그렇다고 억지로 TV시청을 막아도 반발심만 키울 수 있다.

이럴때일수록 좋은 프로그램을 골라주거나 TV시청시간을 정해주는등 부모의 적극적인 TV시청가이드가 필요하다.

10살인 아들과 8살인 딸을 두고 있는 주부 김영주 (37.서울송파구오륜동) 씨. 아침신문을 받자마자 남편을 비롯한 네식구가 모여 앉는다.

서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2개씩 선택하고 TV시청표에 적은뒤 벽에 붙인다.

짧은 어린이프로그램이 있는 탓에 30분이하 프로그램은 반개로 쳐준다.

자녀들은 5~8시사이의 만화.오락프로를 주로 선택하고 남편과 김씨는 뉴스와 드라마를 주로 선택한다.

만약 약속을 어기고 정하지 않은 프로그램을 보면 내일 선택권이 하나로 줄어든다.

주말에는 원하는 프로그램을 2배로 늘려운영하는데 되도록 가족이 함께 모여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권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여름방학때 애들이 하도 TV만 보길래 가족회의를 열어 시청표짜기를 시작했는데 '약속' 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아이들의 생활이 무척 규칙적으로 변했고 그탓에 어른들까지 변할 정도" 라고 일러준다.

청소년들의 바른 TV시청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서울YMCA는 'TV일기쓰기' 를 제안한다.

TV에는 유해한 점도 많지만 잘만 이용하면 오락기능.학습기능.정보제공등의 장점이 많은 매체이므로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TV를 보는 것은 자유롭게 하되 해야할 의무도 함께 주자는 취지에서 TV일기를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

TV일기를 쓸 경우 어린이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있어 자율적인 TV보기 능력이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

서울YMCA 청소년사업부 이승정부장은 "어린이들에게 무조건 TV를 못보게 하는 것보다는 좋은 프로그램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 일러준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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