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유장호 ‘문건에 없는 내막’ 털어놓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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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호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가 8일 장자연씨 사건 관련 조사를 받으려 경기도 분당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연예인 장자연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29)씨가 8일 경기도 분당경찰서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벌써 네 번째다. 그는 경찰서에 직접 나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장씨의 유족과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경찰은 장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다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조사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모든 화살이 유씨에게 돌아가는 양상이다.

유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조사에서 유씨는 ‘접대 내용은 장씨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부터 경찰 일각에선 “유씨가 문건 내용이나 소속사 전 대표 김씨와 관련한 새로운 진술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씨가 현재 대표로 있는 호야스포테인먼트에는 장씨와 같은 소속사에 있다가 옮겨온 장씨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유씨가 이들로부터 문건 내용 외에 새로운 얘기를 들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특히 경찰의 처벌 방침이 전해지면서 유씨가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유씨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사 세 곳의 기자 4명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민우회 등 60여 개 단체가 참여한 ‘고 장자연씨 죽음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여성, 언론, 인권 단체’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경찰은 고인의 필적으로 밝혀진 리스트에 있는 모든 내용을 철저히 수사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주영·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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