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소설 '족보' 펴낸 中 정부 공인 '1급 작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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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에서의 책 출간으로 돈이나 명예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모국의 독자들에게 제 책이 하나의 선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습니다."

1988년 중국 내 소수민족 소설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가 공인하는 '1급 작가'가 된 림원춘(67)씨. 림씨는 최근 장편소설 '족보'(하이비전)를 한국에서 출간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의 조선족 문단에서 림씨가 차지하는 위치는 탄탄하다. 중국 문단 전체에서도 인정을 해줄 만큼 실력있는 작가다. 중국에서 '1급 작가'는 대학 교수급 대우를 받고, 월급도 많이 받는다.

무엇보다 림씨의 가장 큰 자랑은 84년 단편소설 '몽당치마'가 4년마다 중국 정부가 시행하는 최고의 문학상인 중국국가문학상을 받은 것이다.

중국 작가들의 수많은 작품과 겨뤄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몽당치마'와 림씨의 또 다른 단편 '꽃노을'은 조선족 중.고생의 중점과목(필수과목)인 조선어 교과서에 실려있다. 림씨는 또 중국 내 56개 소수민족 작가 100인에도 포함됐다.

림씨는 "우리 민족이 나를 낳아주었을 뿐 아니라 작가의 길로 이끌었고, 전국상을 받은 것도 결국 우리 민족의 덕"이라고 말했다. '족보'도 이데올로기의 그늘에 가려 생이별해야 했던 조선족 모자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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