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울진,동해안 특산물 '대게'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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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동해안 특산물인 대게가 지난 1일부터 영덕과 울진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잡히기 시작하면서 '영덕대게' 와 '울진대게' 의 논쟁이 또다시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울진군은 이달들어 대게 사진등을 넣은 내년도 달력을 만들어 출향인들에게 보내거나 액자에 대게사진을 넣어 서울지역 식당에 거는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자 " '울진대게' 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울진군에 맞서지 않겠다" 는 뜻을 여러차례 밝혀 온 영덕군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는 입장. 논쟁이 시작된 것은 울진군이 지난해 12월 '울진대게' 의 포스터를 만들어 지역 식당등에 붙이고 백암온천과 동해안 7번국도를 따라 대형입간판을 세우면서부터. 그러나 '동해안의 특산물인 대게를 놓고 울진과 영덕이 경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는 지역 여론때문에 1년동안 잠잠했으나 지난 1일부터 대게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논쟁거리로 다시 등장한 것이다.

울진군은 "울진군 앞바다에서 잡히는 대게의 양이 영덕군 앞바다에서 잡히는 것보다 3배나 많다" 며 "많이 잡히는 곳의 지명을 따 이름짓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광순 (田光舜) 울진군수는 "70년대까지 동해안 7번국도가 포장되지 않아 대구와 포항.경주등 대도시로 수송이 좋은 영덕군에 대게를 위판하는 바람에 '울진대게' 가 '영덕대게' 로 불리게 된 것" 이라며 "지역을 알릴 수 있는 특산품의 얼굴찾기를 계속할 예정" 이라고 강조했다.

울진군은 이에 따라 현재 '울진대게 홍보비디오' 를 제작, 매일 지역 유선방송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 '울진대게' 를 널리 홍보해 지역 이미지를 높이자" 고 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덕군은 최근 홍보물을 통해 "영광 굴비.전주 비빔밥.진양 단감같은 각 지방의 고유한 특산물이 있듯이 지역특산품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영덕대게' 를 울진군이 뒤엎으려는 것은 곤란하다" 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그러나 "대게의 명칭문제로 지역간에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울진군의 홍보방법에 대응하는 다양한 홍보방법을 연구중" 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북영덕군과 울진군 앞바다에서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연간 4백t정도씩 잡히는 대게는 몸 색깔이 주황색 또는 연한 밤색이며 동해안의 수심 2백~3백m의 모래바닥이나 진흙이 많은 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게와 새우등을 잡아 먹고 몸무게가 최고 2~3㎏까지 자라는 대게는 마리당 3만~5만원에 팔리고 있다.

영덕 = 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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