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서 만든 노키아로 한국 시장 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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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에서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 단말기로 한국 시장에 다시 돌아오게 돼 몹시 기뻐요.”

핀란드의 세계 최대 휴대전화기 업체인 노키아의 콜린 자일스(사진) 수석 부사장. 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F를 통해 출시할 슬라이드 방식의 스마트폰 ‘6210s’를 공개했다. 2003년 국내에서 단말기 판매를 중단한 지 6년 만이다. 그는 “연내 한두 종류의 단말기를 더 선보이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자일스 부사장은 중국·일본에 더해 한국 시장까지 책임지게 됐다. 그는 6210s 모델에 대해 “가격 경쟁력이 있어 한국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출고 가격이 39만6000원으로 삼성전자 옴니아의 절반 이하며, 60만원대인 LG전자의 인사이트보다 20만원 이상 싸다는 설명.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내놓아 세계 시장을 제패한 노키아의 마케팅 전략이 한국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

이 제품은 파노라마 촬영이 가능한 300만 화소 카메라를 비롯해 MP3플레이어·FM 라디오 기능을 갖췄다. 찍은 사진은 제휴 사이트인 ‘플리커(Flickr)’에 올릴 수 있다. 스마트폰인 만큼 일정관리·e-메일·노키아맵(모바일 지도)·풀브라우징 같은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췄다. 다만 6210s의 장점 중 하나인 내비게이션 기능이 빠졌다. 자일스 부사장은 “한국의 특수한 안보상황에 따른 법적인 규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른 시일 안에 해결책을 마련해 후속작에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넣도록 힘쓰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달 소니에릭슨이 SK텔레콤을 통해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X1’을 발표한 데 이어 노키아까지 상륙하면서 세계 5대 휴대전화 업체가 모두 국내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캐나다 림의 ‘블랙베리’와 대만 HTC의 ‘터치다이아몬드’까지, 애플 ‘아이폰’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기 제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의 벽에 막혀 아직은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노키아 신제품에 대해서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 저가형 시장을 꽤 잠식할 것”이라는 기대와 “높은 사양의 풀터치폰이 주력인 데다 공짜폰이 많이 풀린 한국의 시장 상황에 제대로 적응할지 미지수”라는 회의론이 맞선다. 노키아는 1984년 경남 마산 공장(노키아TMC)을 설립한 뒤 해마다 2000만~5000만 대씩 총 4억 대의 단말기를 만들어 110여 나라에 수출해 왔다. 노키아TMC 직원은 2500명으로 연간 수출액이 20억 달러를 넘는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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