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미사일·로켓 … 용어의 정치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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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말 속엔 그 사람의 생각과 주장이 녹아 있다. 5일 오전 북한이 무수단리에서 발사한 물체를 놓고도 나라마다, 지도자마다 용어가 달랐다. 북한은 ‘인공지구위성’이라고 주장한 반면 미국과 영국은 ‘미사일’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반면 러시아는 발사체가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이라고 했다. 미사일이라는 용어 속에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염두에 둔 입장이 담겨 있다. 국내에선 ‘장거리 로켓’이란 용어로 정리되고 있다.

▶북한=“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운반로켓 ‘은하 2호’로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2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조선중앙통신, 5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북한은 로켓을 발사하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고 있다.”(5일 오전 식목 행사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과 확산은 동북아 및 국제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다. 오늘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명백한 위반이다.”(5일 발사 직후 체코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본 관방장관=“북한의 비상체가 오전 11시30분 발사됐다. 인공위성이라도 모든 탄도미사일 계획의 금지를 요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에 위반된다.”(5일 긴급 기자회견)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북한은 사전에 통신위성을 시험 발사하겠다고 선포했다.”(5일 중국 언론의 논평 요구에)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우리는 로켓 발사를 모니터했고 발사체가 궤도를 이탈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5일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무장관=“이번 행동은 그들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5일 성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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