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회원권 폭락세…기업들 앞다퉈 처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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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서초구양재동에 있는 회원권 전문업체 청원에는 지난주부터 골프장 회원권 급매물 (賣物) 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가지고 있는 매물은 1백50여개. 평소의 3배 수준인데, 이나마도 "당분간은 도저히 않되겠다" 며 거절한 1백여건은 제외한 것이다.

청원의 채의석부장은 25일 "대기업.중소기업등으로부터 회원권을 빨리 팔아달라고 주문이 몰리고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면서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 지원요청 결정을 전후해 기업들이 앞다투어 골프장 회원권등의 처분에 나서면서 골프장뿐만 아니라 헬스클럽.콘도미니엄등 각종 회원권 값이 급락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초 1억1천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88CC 회원권은 지난주부터 급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현재 가격이 8천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관악CC은 같은기간 8천만원에서 6천만원으로, 은화삼CC은 2억1천만원에서 1억8천만원정도로 떨어졌으며, 다른 골프장 회원권 값도 2천만원안팎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신사동에 있는 회원권 유통업체인 태초 관계자는 "그나마 아주 싼값에 나온 물건을 제외하고는 거래가 거의 끊긴 상태" 라고 말했다.

이는 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 않는 자산은 모두 팔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자금난에 시달려왔던 S그룹 관계자는 "골프장 회원권은 꼭 필요한 접대용 몇개만 남기고 모두 팔기로 했다" 고 말했다.

H.K.J그룹등도 보유 회원권을 대거 내놓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회원을 신규분양중인 골프장등도 희망자가 없어 아주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경기를 덜타던 호텔 헬스클럽 회원권도 10%정도 하락했다.

하얏트호텔은 개인 회원권이 7천만원에서 6천2백만원, 인터컨티네탈호텔은 2천9백만원에서 2천6백만원으로 떨어졌다.

콘도회원권도 대부분 10~20% 가격이 떨어진 상태에서 아예 아예 매기가 끊겼으며 O사등의 신규분양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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