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권부 여성파워 세진다…미키나·폴리예바 맹렬파 2명 또 입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러시아 권부에서 여성파워가 강화되고 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둘째딸 타티야나 디아첸코와 대외문제담당 연설문 작성자 루드밀라 피호야 등 기존 여성 보좌관들이 안그래도 옐친에게 지나치게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새로운 여성인사들이 옐친의 측근으로 잇따라 임명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크렘린의 새로운 얼굴로 등장한 여성들은 대통령행정실 제1부실장으로 임명된 빅토리아 미키나와 대통령 연설문 작성및 여론수집 보좌관으로 발탁된 자한 폴리예바. 추바이스 사단의 일원으로 활약하다 얼마전 '인세 (印稅) 스캔들' 에 연루, 해임된 알렉산드르 카자코프의 뒤를 이어 행정실 제1부실장으로 임명된 미키나는 지난 89년과 96년 대선때 옐친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을 맡았던 열렬한 정치지망생으로 뒤늦게 크렘린 입성에 성공했다.

또 콤소몰 (공산당청년동맹) 출신의 폴리예바는 한때 인테르팍스 통신에서 근무한 언론인으로 최근까지 보리스 넴초프 경제부총리의 자문역을 맡아온 개혁성향 인물이다.

크렘린에서는 행정부가 아닌 대통령 주변에 여성들이 이처럼 많이 포진한 것 자체가 이색적이지만 이들의 역할 또한 중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이 담당한 직책은 언뜻 보기에 대수롭지 않지만 대통령과 언제든 직접 면담을 통해 국내정세나 정책분석 내용을 보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과 국내외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러시아정치권에서는 러시아를 움직이는 것은 옐친이지만 옐친을 움직이는 것은 여자들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