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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탄도미사일 개발, 1984년 북한 수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개발한 장거리 로켓의 성능이 5일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안보지형이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로켓의 1단 부스터(추진체)는 일본 아키타(秋田) 서쪽 280km 동해상, 2단은 일본에서 동쪽으로 2100km 태평양 해상에 각각 떨어진 것으로 일본은 관측했다.

2단 부스터가 낙하한 지점은 하와이 남쪽 1000여km의 태평양 해상이어서 북한이 아직 대기권 마찰열 해소 기술등을 개발해야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보유에 한걸음 다가선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미사일 사거리 분류상 2단 부스터의 낙하지점은 중장거리(IRBM)에 속하지만 이번에 발사된 로켓이 3단 부스터까지 정상적으로 분리됐다는 점에서 5000km 이상의 ICBM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중장거리 미사일 투사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미사일지침’에 의해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 이상이 탄도미사일은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북한이 1984년 배치한 스커드-B 미사일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미국과의 ‘미사일지침’을 통해 “사거리 180km, 탄두중량 500kg 이내 탄도미사일만 개발한다”는 데 합의한 뒤 2001년 1월 재협상을 통해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으로 재조정했다. 하지만 이 지침이 ‘미사일 주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사일지침 개정 여부를)한ㆍ미간에 탄력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우리 군은 사거리 1500km에 이르는 지대지 크루즈(순항) 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크루즈 미사일은 탄두중량이 500kg만 넘지않으면 사거리를 제한받지 않고 개발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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