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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본드' 국내 증시에도 등장…위험 큰 대신 수익률 높은 채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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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신용등급이 낮아 위험이 큰 대신 고수익인 '정크본드' 가 우리 증시에서도 발행되기 시작했다.

국내 증시에선 통상 신용등급 BB이하 채권을 정크본드로 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1일 채무불능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등급 'BBB' 미만 채권발행이 허용된 이후 이들 고위험 채권은 모두 6건이 발행됐으며 발행금액은 8백85억원에 달했다.

회사별로는 갑을그룹 2건 6백억원, 미도파 3건 2백75억원, 태준제약 1건 10억원 등이다.

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BB, 또는 BB+등급을 맞은 갑을과 태준제약의 회사채 발행수익률은 연리 12.2~13.3%였고, CC나 D등급의 받은 미도파는 14.0~14.5%였다.

통상 BBB등급 채권의 발행수익률이 연리 12%언저리에서 정해지는데 비하면 BB의 경우1%, CC는 2% 가량 가산금리가 붙은 셈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정크본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곤 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기업마저 한달이 멀다하고 쓰러지는 판국에 중소기업이나 부실기업의 채권을 사줄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병철 동양증권 채권팀장은 "최근 발행된 정크본드는 지급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발행이거나 발행회사가 특정금융사에 물량을 떠넘겼을 가능성이 높아 정상적인 경우로 보기 어렵다" 고 말했다.

증권거래소 이광수 채권시장부장도 "정크본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려면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능력이 향상돼 신용등급에 따른 회사채 발행금리체계가 확립돼야 하고, 기관투자가들이 펀드에 정크본드를 편입시킬 정도가 돼야 한다" 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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