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사고 알고도 운행…서울 2호선 5시간 불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고장인데도 무리한 운행을 하던 전동차가 뒤늦게 수리를 위해 차량기지로 가던중 결국 탈선, 5시간동안 서울 지하철 2호선 일부 구간의 운행이 중단되고 이 여파로 다른 구간의 운행도 지체됐다.

최근 잇따른 지하철 사고에 대해 시민들은 "서울 지하철 타기가 두렵다" 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탈선 = 12일 오전10시40분쯤 서울강남구삼성동 지하철 2호선 삼성역 구내에서 고장수리를 위해 군자차량기지로 가던 9501호 전동차 (기관사 朴광홍)가 탈선했다.

사고 전동차는 본궤도에서 삼성역내 Y자형 유치선으로 후진중 전체 10량중 세번째 객차의 바퀴를 구동시키는 무게 1t의 동력전달장치 (Transaction Motor) 박스가 선로 위에 떨어져 전동차가 위로 들리면서 궤도를 이탈했다.

◇ 고장 = 사고 전동차는 오전7시10분쯤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에 정차중 객차 하부에서 연기가 났으나 승객을 태운채 서울대입구역까지 20㎞구간을 시속 50㎞로 40분동안 운행을 강행했다.

사고 전동차는 고장상태가 심각해지자 오전7시50분쯤 서울대입구역에서 승객을 하차시킨 뒤 출근시간이 지난 오전10시10분쯤 점검을 위해 군자기지로 이동중이었다.

◇ 피해 = 삼성역 구내의 철로와 침목을 고정하는 쇠고리 1백여개가 떨어져 나가는등 선로가 크게 망가지고 2호선 잠실방면 교대~종합운동장 구간의 전동차 운행이 중단됐다.

또 교대역과 종합운동장역에서 다른 전동차를 회차하는 바람에 반대편 신도림방면의 지하철이 30분 간격으로 운행, 2호선 전구간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 복구 = 지하철공사측은 잠실방면 교대~종합운동장 구간의 전동차 운행을 중단시키고 기중기를 동원, 탈선한 객차를 5시간만인 오후3시45분쯤 유치선으로 옮겨 2호선 운행을 정상화시켰다.

◇ 문제점 = 건대입구역에서 차량 이상을 감지한 기관사가 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에 보고했지만 사령실은 출근시간이라는 이유로 계속 운행할 것을 지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전동차가 승객을 태우고 운행할 때 동력전달장치 박스가 떨어졌다면 대형 참사를 빚을뻔 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하철 도입이후 기계장치의 이탈로 탈선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비불량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국.최현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