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에 산다]유나이트 프라스틱 백옥만 사장…쓰레기를 특허품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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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남들이 쓰다 버린 쓰레기를 다듬어 새 물건을 만들어내는 '유나이트 프라스틱' 백옥만 (白玉萬.55) 사장은 업계에서 소문난 '쓰레기박사' 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골칫거리인 각종 산업폐기물을 불리고 녹여 과속방지턱.중앙선침범방지용블럭 등 훌륭한 교통안전시설물을 찍어낸다.

폐PC.폐TV.폐플라스틱 등 쏟아져 나오는 산업화.정보화의 불청객들이 그의 손에 들어가기만 하면 생활자원으로 탈바꿈되는 것이다.

특히 그가 외부 기술진과 함께 발명한 '코펠 수지' 는 고무의 탄력과 플라스틱의 견고함을 두루 갖춘 신소재여서 교통안전 시설물로 안성맞춤이다.

그의 발명 인생은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닌 白사장은 손재주가 좋아 집안에 굴러다니는 잡동사니를 두드려 쓸만한 생활용품을 만들어내곤 했다.

어린 시절 '한국의 에디슨' 을 꿈꿨던 그가 처음 만들어낸 발명품은 라디오. 60년대 초반 그는 버려진 구리선으로 콘덴서를 만들어 당시 서울에서조차 구경하기 힘들던 라디오를 1천대나 만들어 파는 뛰어난 사업 수완을 보였다.

그는 원단 도매 등 각종 사업으로 큰 돈을 만지기도 했지만 대부분 발명품 개발에 쏟아부어 지금까지 넉넉하지 못한 살림을 꾸려왔다.

그는 요즘 자신이 갖고 있는 특허기술을 상품화하는데 정신이 팔려 있다.

95년부터 거의 전재산을 쏟아부어 개발, 지난해 특허를 받은 폐기물 합성 보도블럭을 한 대기업에서 거액을 주고 사겠다는 제의를 해와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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