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동 교수의 중국 비지니스 Q&A <21>] 중국 어려워지는 내집 마련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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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불과 2년 전, 사회주의 국가 중국은 토지 사용권을 70년으로 연장시켰다. 모든 중국인이 부동산 영구소유 기대에 부풀었다. 당시 치솟았던 부동산 값이 이제는 거품으로 변했다. 부동산은 투자와 구매의 기피 대상이 됐다.
사실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논란은 시장이 급격히 커지기 시작한 2003년부터 시작됐다.
실수요자들의 매매는 적은데 반해 전문 투기세력의 전형적 투기 시도와 재정소득 증가를 원한 지방정부의 정책이 거품을 부채질했다. 이름있는 대도시들의 주요 지역은 버블이 형성됐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작년까지 중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전국 평균이 7.3배다. 상하이•선전•항저우 같은 남부 대도시들은 10배를 훨씬 넘는다.
일반 중국 서민들에게 대도시 지역 내 집 마련의 꿈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됐다.
그 결과 중국에도 방을 사겠다는 사람보다는 세를 들어 사는 사람이 절대 다수가 됐다. 중국에는 통상적으로 전세가 존재하지 않아 모두 월세를 지불하고 산다. 방을 산다해도 채무에 시달리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항저우의 경우, 중국청년보와 신랑닷컴이 2006년에 9천여 명의 네티즌을 상대로 실시한 합동조사에 따르면 79.1%가 방을 사지 않으려 한다. 37.3%는 세를 들어 살겠다거나, 20%는 방을 구매하느라 빌린 대출에 시달리고 있다고 조사됐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중국 부동산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 있다.
전국적인 수요급감은 중국 증시가 폭락한 2007부터 시작됐다.
증시 폭락으로 자산이 감소하자 끝 모르게 상승해 온 부동산 시장에서 하나 둘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다 전 세계 경기침체로 중국의 경제성장도 둔화하다보니 실수요자들 역시 관망세로 전환했다. 이들은 부동산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중국 부동산 시장은 상당기간 침체의 늪을 헤어나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의 탄력은 내수 활성화와 경기부양에 일정부분 기여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그랬고 일본 역시 같은 길을 걸어왔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일본의 경우 우리가 IMF 한파로 고통 받던 때 부동산 버블 붕괴로 서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당시 일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10배 정도였으니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할 수 있다.
중국 대도시 지역의 집값 하락이 얼마나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른다. 중국 일반 서민들은 이에 어떻게 대처할지,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중국 내수시장의 발을 옭아 매는 난국을 중국 정부가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글=박정동 소장・박재정 연구원
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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