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저널]남미 경제성장 둔화될 듯…브라질 금리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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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월스트리트의 경제분석가들은 남미 국가들의 내년 경제전망치를 조정하느라 요즘 분주하다.

지난달말 브라질이 환투기세력으로부터 자국 통화를 방어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월 1.58%에서 3.05%로 두배가량 전격 인상한 것이 이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분석가들은 대부분 이번 금리 인상으로 브라질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이 지역에서 경제규모가 가장 큰 브라질의 성장 둔화는 아르헨티나 같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브라질과의 교역이 많은 아르헨티나도 내년 성장률 목표치 5.8%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의 샌탠더 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인 로렌스 굿맨은 "동남아 경제위기로 인해 신흥시장 전체에 대한 해외자금 차입 비용이 상승한 데다 브라질의 금리인상까지 겹쳐 이 지역 경제활동은 위축될 것" 이라고 내다보았다.

성장 둔화는 지난 80년대부터 시작된 실질소득의 하락 추세에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남미 국가들에게 기분나쁜 소식이다.

이들 국가들은 최근 수년간 자유시장경제 원칙의 채택으로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뤄왔지만 소득격차와 빈곤은 여전히 풀기 힘든 난제다.

남미국가들이 저성장에 빠질 경우 미국 기업도 영향을 받게 된다.

경기 활황에 힘입어 남미 지역에 대한 미국의 수출 증가율은 다른 지역의 두배 수준에 이르러 지난해 미국은 남미에 1천1백64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또 미국 기업들은 브라질 2백60억달러등 이 지역에 모두 1천4백4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뉴욕 캐스피안 증권의 산티아고 밀란은 "브라질의 금리인상 압력이 앞으로도 계속돼 소비.투자가 타격을 받을 것이고 이럴 경우 잘해야 내년중 0%대 성장에 머무를 것" 이라며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 3%대를 예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비가 늘어나는 크리스마스 직전에 브라질 정부가 금리를 인상한 것이 비교적 시의적절했으며 내년중 3% 성장은 무난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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