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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더월…낙태, 살인인가 여성권리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89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한 미국여성감독 낸시 사보카가 연출하고 데미 무어 등 쟁쟁한 여배우들이 주연한 '더 월' (원제 If These Walls Could Talk) 의 소재는 '낙태' 다.

생명존중이냐, 여성의 권리 혹은 삶의 질이냐의 논리가 팽팽히 맞서있는 민감한 문제를 50년대, 70년대와 90년대를 대표하는 세 명의 여성의 고민과 갈등을 통해 제기하는 옴니버스영화다.

클레어 (데미 무어) 는 남편을 잃고 실수로 시동생의 아이를 임신했다.

친부모같은 시부모님을 생각해 도저히 아이를 낳을 수없는 상황이지만 50년대 미국은 낙태금지로 위험한 불법낙태만이 유일한 해결책. 결국 수술이 잘못돼 클레어는 죽어간다. 바브라 (시시 스페이섹) 는 이미 2남2녀의 뒷바라지로 바쁘면서도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70년대의 주부. 경제적인 사정, 자아실현 때문에 임신한 아이의 중절을 고려하지만 결국 아이를 낳기로 한다.

96년 임신한 채 유부남 교수에게 버림받은 크리스틴 (앤 해치) 은 독실한 카톨릭신자. 그러나 고심끝에 낙태를 결심하고 낙태시술자인 톰슨 박사 (셰어) 를 찾아간다.

생명잉태가 악몽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낙태찬성 쪽에 서있다.

이 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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