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 확정 이율 상품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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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하면서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안전성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금융감독원의 퇴직연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생명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2조2440억원 중 일정 기간 확정 이율을 보장하는 상품이 1조5783억원으로 70%를 차지했다. 지난해 44.6%에서 25.7%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시중금리를 따라가는 금리 연동형의 비중은 30.8%에서 15.3%로 떨어졌다. 펀드처럼 투자 실적에 따라 적립금이 변동되는 실적배당형은 9.2%에서 4.5%로 감소했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실적배당형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시장에선 생보사들이 앞서가고 있다. 삼성생명은 1월 말 기준으로 퇴직연금 가입 금액이 1조4477억원으로 시장점유율(22%) 1위다. 삼성생명은 퇴직연금 도입이 미진한 일반 대기업을 집중 공략해 사업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현재 1년 주기로만 이율이 변동되는 퇴직연금 시장에 3년, 5년간 확정된 이율을 보장하는 상품을 지난해 말 선보였다. 대한생명은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액으로 18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증가율만 따지면 업계 최고라는 설명이다. 대한생명은 지난해 11월 퇴직급여 회계 컨설팅이 가능한 선진 퇴직연금 시스템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퇴직연금 홈페이지(www.korealifeplan.com)를 새롭게 개편해 고객들이 편리하고 쉽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교보생명은 ‘교보자산관리퇴직연금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상품은 일정 기간 확정 이율을 보장하는 원리금 보장 상품이다. 최근의 금융불안과 저금리에 잘 맞는 상품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 1월 기준 퇴직연금 수익률이 연 7.17%에 달한다”며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우리은행이 적극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시중은행 최고의 운용수익률을 올렸다”며 “가입 근로자에겐 여·수신 금리를 우대하고 각종 수수료도 면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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