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식품 유통시장 대혼전…요구르트업체, 경쟁사 침범 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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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경쟁사 유통망을 공략하라. " 유 (乳)가공 업체간에 상대방의 유통망을 치고 들어가는 무차별 공략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제품 위주의 종전 경쟁과는 달리 서로 타사가 구축해온 유통망을 뒤흔들어 놓겠다는 기세다.

지난 30년간 방문판매에 주력해온 한국야쿠르트는 슈퍼백이란 떠먹는 요구르트를 서울 강남 그랜드백화점에 입점시켜 호응을 받자 본격적으로 백화점 식품매장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우선 시판 대상을 서울 시내 6개 백화점으로 늘리고, 올해 시판만으로 10억원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직장이나 가정으로 요구르트를 배달해주는 1만여명의 소위 '야쿠르트 아줌마' 만으로도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한국야쿠르트가 시판 (매장판매)에 나서자 빙그레.남양유업등 시판 요구르트 시장을 지켜온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런 야쿠르트의 움직임에 대해 빙그레가 판촉요원을 길거리로 내몰면서 맞불 작전에 나섰다.

미모의 판촉 도우미를 2인 1조로 10개조를 편성, 한국야구르트의 아성인 빌딩군을 공략하고 있다.

빙그레 도우미들은 특히 서울 시청주변.명동.역삼동.삼성동 지역등에서 기능성 요구르트인 닥터캡슐 무료시식회등의 행사를 가지면서 대대적인 판촉을 전개하고 있다.

빙그레 박상종상무는 "방문판매망을 파고들기 위한 첫 걸음으로 빌딩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며 "하루 7천명 이상이 무료시식에 참여할만큼 호응도가 높아 아파트 밀집지역에도 판촉요원을 파견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파스퇴르.매일유업등도 빌딩 중심의 배달망을 확보해 우유.요구르트를 사무실로 배달해주면서 야쿠르트 아줌마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아예 우유와 빵을 세트로 묶어 가정에 배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유통망 확보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문판매는 한국야쿠르트가, 시판은 나머지 회사가 사이좋게 나눠갖고 있던 기존 판매망 구도가 완전히 깨졌다" 며 "경쟁사가 생산하는 제품 영역을 침투하는 것은 물론 유통경로까지 잠식하려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 으로 내다봤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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