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무리한 다이어트를 한 20대 여성,상대적으로 결핵 발병률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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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입시를 앞둔 10대 수험생들이나 살을 빼기위해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하는 20대 여성들사이에 결핵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 대구시 수성구보건소를 찾은 表모 (19) 군은 밀폐된 독서실에서 오랜기간 입시준비를 해 오던중 최근들어 열이 나고 기침이 몇달째 계속되면서 몸도 나른해져 가까운 보건소를 찾았다가 결핵 양성환자로 밝혀져 두달째 약을 먹고 있다.

金모 (16) 군도 밥을 자주 거르면서 공부하던중 몸에 이상을 느껴 지난 7월 대구남구보건소에서 검사한 결과 결핵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

또 밤새워 공부하면서도 살찌는 것이 싫어 식사를 자주 걸러온 고3 수험생인 姜모 (17) 양 역시 같은 달 대구동구보건소에서 검사결과 결핵환자로 판정됐다.

모두 공부에만 매달려 자신이 결핵에 걸리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10대들이다.

살을 빼려고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젊은 여성들의 결핵 발병률도 두드러진다.

다이어트를 위해 금식 (禁食) 하던 任모 (18) 양은 지난 7월 대구남구보건소에서 결핵 양성환자로 판명됐는가 하면 무용학원 강사였던 金모 (23) 양도 다이어트중에 결핵이 걸렸다.

결혼을 앞둔 회사원 宋모 (26) 양 역시 다이어트로 체중을 20㎏이나 줄인뒤 전신 피로감에 빠져 검사결과 결핵에 걸렸음이 밝혀졌다.

대구시와 보건소 방역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수험생이나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다 결핵환자로 밝혀지는 청소년들이 너무 많다" 며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대구 각 보건소를 통해 새로 등록된 15~34세사이의 결핵 양성환자수는 모두 45명. 지난해 대구의 전체 발병환자 1백14명의 40%에 이르는 숫자다.

올들어서만도 입시준비나 다이어트를 하다 결핵에 걸린 10대와 20대 청소년이 21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핵연구원 관계자는 "옛날에는 노년층 환자가 많았으나 결핵균은 누구나 다 갖고 있어 시험에 시달리는 고3생과 대학생, 다이어트를 하는 여학생들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결핵을 앓는 추세가 2, 3년전부터 뚜렷해졌다" 고 밝힌다.

결핵협회 대구지부 신철식 (47) 결핵전문의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결핵발병률이 높은 것은 스트레스가 큰 요인" 이라며 "스트레스가 면역과 관계있는 임파구 활동을 떨어뜨리기 때문" 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보건소 관계자들은 결핵으로 밝혀진 청소년 양성환자들의 치료태도에 대해 경고한다.

"대부분 결핵전문기관인 보건소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 며 "결핵 치료제는 6개월동안 꾸준히 먹어야 한다" 고 강조한다.

대구 =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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