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 가동 이후 광양군 일대 바닷가 공해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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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흰옷은 입어본지 오래됐고 먼지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한채 살다보면 '지옥이 따로 없다' 는 생각이 듭니다.

" 광양제철 주변 마을인 광양시태인동 주민들은 광양제철이 가동된 이후 16년동안의 고통을 이렇게 호소하고 있다.

또 광양시옥곡.진상.진월면일대 바닷가에서는 기형고기들만 겨우 잡히자 고기잡이를 포기한 지도 오래다.

광양제철이 가동된 이후 평화스러웠던 옛 광양군 일대 바닷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해지역으로 변했다.

환경부가 고시한 지난 6월의 광양지역 대기오염 평균농도는 아황산가스가 0.015PPM으로 울산 (0.020PPM).안산 (0.016PPM)에 이어 3위, 먼지는 환경기준치인 1입방m에 1백50㎍을 크게 웃도는 2백12㎍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시기의 오존오염도 최고치가 시간당 0.157PPM으로 서울 0.144PPM.수원 0.142PPM보다 높아 역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 따라서 현대제철도 이같은 광양제철의 환경.생태계 파괴를 그대로 뒤쫓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 건설반대 남해군민대책위원회 박종윤 (朴鍾潤.49) 사무국장은 "광양제철이 보이는 남해섬 서쪽 바닷가는 광양제철의 폐수때문에 물고기는 물론 어폐류들이 사라지고 생태계가 크게 파괴되었다" 고 주장했다.

어민들은 "광양제철 맞은편인 남해군서면염해리.고현면갈화리등 남해군 지역에서는 지금도 해마다 넙치.도다리등 물고기들이 떼죽음하는등 '죽음의 바다' 로 변한지 오래" 라고 말한다.

이런 얘기를 실제로 보여주듯이 선창가에는 잡을 고기가 없어 오랫동안 매달아둔 배들이 폐선이 돼가고 있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주민들은 "여기에다 서면.남면등 남해섬 서쪽 논과 밭에서는 광양제철에서 날아드는 공해물질 때문에 농작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며 "쭉정이 벼가 많아지고 알이 적은 콩들이 생산되자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 하소연한다.

환경단체들은 광양제철이 들어선 이후 남해지역에서 어획고가 한해에 4백억원대에나 둘어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갈사 간척지앞 갯벌 2백50만평을 매립할 경우 바다 정화능력까지 떨어져 피해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동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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