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로드'에 긴장감…중국, 내륙 윈난성 교역관문 확보위해 뚫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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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평화롭던 인도양 벵골만 (灣)에 최근 들어 긴장이 감돌고 있다.

중국이 윈난 (雲南) 성 발전을 위해 벵골만으로 통하는 교두보 확보에 나서자 인도.싱가포르등 주변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얀마와의 국경도시 루이리 (瑞麗) 시를 출발, 미얀마를 남북으로 관통해 벵골만의 키야욱퓨항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미얀마 로드' 를 사실상 이미 손에 넣은 상태다.

미얀마 로드는 육로.철도.하운 (河運) 으로 연결되는 황금의 운송로. 중국은 이 로드를 확보하기 위해 미얀마 정부에 군사적.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윈난성은 80년대까지만 해도 오두막집이 전부였으나 90년대 들어 미얀마.태국.라오스를 잇는 '황금의 삼각지대'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거의 무 (無)에 가깝던 외국과의 교역량이 지난해 4억4천5백만달러를 기록했다.

문제는 내륙지방인 윈난성에 수출항이 없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먼 대륙을 가로질러 동쪽 상하이 (上海) 항을 통해 물건을 팔아야 했다.

미얀마 로드를 통할 경우 상하이를 통하는 것보다 5천8백㎞나 운송거리가 짧아진다.

그러나 인도등 주변국의 시선은 경제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벵골만 진출엔 중국의 군사적 야심이 숨겨져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국은 미얀마를 앞세워 벵골만 연안지역과 안다만 군도에 4개의 감청시설을 설치, 주변국가를 바짝 긴장시켰다.

미얀마 정부는 한술 더떠 중국이 인도양과 말라카해협 사이의 선박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싱가포르가 발끈했다.

이 지역에 대한 해운업에 국가적 명운을 걸고 있는 싱가포르로선 당연한 반응이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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