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연주가 아트 파머 서울 온다…재즈 가수 헬렌 메릴과 19일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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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자기 이름에 고유명사를 뜻하는 관사 '더 (the)' 를 붙이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단한 자신감 또는 자부심이 있다는 뜻이다.

오는 19일 오후8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재즈여가수 헬렌 메릴과 첫 내한공연 (02 - 738 - 7029) 을 갖는 트럼펫주자 아트 파머 (69)가 그렇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The Art Farmer' 라고 씀으로써 '예술을 일구는 사람' 임을 자부하고있다.

40년이 넘는 재즈인생에서 1백장이 넘는 음반을 낸 그는 균형있고 절제된 연주로 정상의 반열에 들어 선 뮤지션이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트러펫을 잡아 15세 무렵에는 듀크 엘링턴을 연주했고 20대인 50년대에는 색소폰의 대가 레스텅 영을 비롯한 당대 거장들과 협연하며 그만의 음악을 정착시켰다.

델로니어스 몽크.아트 브레키.찰스 밍거스등에게서 영향을 받은 그는 59년 색소폰 명인 베니골슨과 색스텟을, 60년에는 기타리스트 짐 홀과 쿼텟을 각각 이뤘다.

"뉴욕이 그의 재즈에 빨려들어간다" 는 극찬을 받은 것도 이때. 68년 이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정착해 살고 있는 그는 빈틈없는 멜로디와 그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스윙연주가 특히 장기다.

이번 공연에서는 헬렌 메릴의 히트곡 '유드 비 소 나이스 투 컴 홈 투' '돈 익스플레이' '윌로우 위프 퍼 미' 등을 주로 연주할 계획이다.

그의 연주에 따라 노래할 메릴 역시 "음악과 포도주는 나이가 들수록 맛이 난다" 는 말을 확인시켜주는 가수. 이름난 재즈여가수 중 흑인이 많은 현실에서 백인인 그녀의 존재는 눈에 띈다.

부드러운 음색과 세련된 하모니 감각이 뛰어난 그녀는 블루스한 느낌이 특히 좋은 가수로 꼽히며 흑인가수들이 선호하는 스캣 대신 가사있는 스탠더드 재즈곡으로만 승부하는 점이 독특하다.

30년 뉴욕출신으로 환갑을 넘긴 90년대에 더욱 세련된 목소리를 들려 주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미국보다 일본.유럽에서 더 인기있는 그녀는 국내에도 '유드 비 소 나이스' 로 사랑을 받고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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