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생 ‘취업유학’ 보내주는 충남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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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공고 출신 조윤식(19)군은 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건설현장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다. 조군은 요즘 매달 2000호주달러(약 187만원)를 벌어 1300호주달러를 적금한다. 조군은 천안공고 3학년이던 지난해 9월 호주로 건너가 3개월간 기술전문대학(TAFE)에서 직업훈련(인턴십)을 받고 올 1월 일자리를 얻었다. 직업훈련 과정은 충남도가 “전문계고 학생들에게 해외에서 취업기회를 주자”는 차원에서 마련했다. 조군은 “일자리도 얻고 영어도 배울 수 있어 호주 생활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5시 충남 천안공고 영어교실에서 원어민 영어교사인 리나 홀(40·여)이 해외취업교육 준비반 학생 20여 명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천안=프리랜서 김성태]


#천안지역 고교 1학년 송모(17)양은 고교 진학을 앞둔 2월까지만 해도 교복 구입비가 없어 애를 태웠다. 남동생(11)과 함께 할머니(74)를 모시고 살고 있는 송양 가족은 수입이 거의 없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다. 정부로부터 매달 108만원씩 받지만 생활비로 쓰기에도 빠듯하다. 그런데 입학을 앞두고 충남도로부터 20만원을 받아 교복을 구입했다. 송양은 “교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고 학교에 갈 때면 기분이 상쾌하다”고 말했다. 올해 중 ·고교 신입생 1만5000명에게 교복 구입비(1인당 20만원)가 지급됐다.

충남도가 적절한 교육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나섰다. 우선 19개 전문계 고교생(8138명) 중 30명을 선발, 호주·캐나다·일본·네덜란드 등 4개 국가에 9월부터 3개월 과정의 취업교육을 보낸다. 예산 5억원이 책정됐다. 학생들의 해외 취업을 돕기 위해 모든 전문계 고교에 4월까지 영어 원어민 교사도 1명씩 배치된다. 지난해엔 논산공고와 천안공고 학생 10명을 호주에 보냈다. 7명은 현지에서 정비센터·제과점 등에 취업했다.

영어교육은 교육인프라가 부족한 171개 모든 읍·면 초등학교(372개)에서도 실시된다. 읍·면당 1명씩 배치된 원어민 교사는 2∼3개 학교를 순회하며 영어를 가르친다. 월평균 소득이 150만원 이하인 가정(차상위 계층)의 초등학생(1950명)들에겐 한자·컴퓨터 등 각종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학원비(연간 40만∼50만원)를 대주기로 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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