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자동차만 10,000대…세계최대 움직이는 미니어처 전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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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미니어처 원더랜드'. 이곳에 가면 누구나 걸리버 여행기 '소인국'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1,500 평방미터 실내에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미국을 비롯해 스칸다니비아 반도의 국가와 유명 도시들이 실제와 똑같이 들어 서 있다. 눈덮인 알프스의 비경과 그랜드캐년, 라스베가의 야경이 펼쳐진다.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미니어처가 첨단기술과 결합했다. 원더랜드는 수십대의 컴퓨터로 작동되는 세계 최대의 '움직이는 미니어처' 전시장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기차를 비롯한 운송수단이다. 무려 10,000여대의 기차와 자동차가 꼬불꼬불하게 이어지는 11km의 철도와 도로를 달린다. 1000여대에 이르는 기차의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승객을 실어 나르는 고속전철이 있는가 하면 화물열차, 지하철, 경전철도 있다. 이 기차는 컴퓨터의 통제에 따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역사에 서고 승객을 태운다.


자동차도 '원더랜드'에 생동감을 더한다. 승용차와 버스는 물론, 컨테이너 차, 소방차, 가스차, 심지어 청소차에 이르기까지 수천대의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는다. 롤러가 움직이며 차를 닦는 자동세차장 미니어처는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원드랜드에는 바다도 있다. 부두에는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각종 화물선이 항구를 드나든다. 공항에서는 비행기가 활주로를 찾아 움직이고 공항버스가 승객을 태우러 비행기 앞에 정차한다.

도시안에는 피부와 인종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꼬물거리고 살아간다. 입에서 불을 뿜어내는 마술사, 오페라 극장에서 춤을 추는 무희, 계곡에서 조난된 등산객을 구조하는 소방대원 등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또 동물원에서는 코끼리를 비롯한 야생동물이 꼬리를 흔들며 관람객들을 불러 모은다.

30만개의 LED등이 연출하는 야경은 원드랜드의 또다른 매력이다. 이 모든 것들은 중앙통제센터에서 컴퓨터로 조종된다. 통제센터의 기술자들은 40여대의 고성능 컴퓨터와 200여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완벽한 '소인국'을 연출해 낸다.

'미니어처 원더랜드' 는 세계 최고의 미니어처 제작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부터 이 전시장 공사를 시작했으며 아직도 전시장 면적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공항공사를 끝낼 계획이며 2014년까지 전시장을 두배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원더랜드는 독일 최고의 관광지가 됐으며 벌써 5백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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