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상영관 줄줄이…'영화백화점'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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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우리 영화관 문화에 일대 변혁이 시작되고 있다.

그 중심은 이른바 시네플렉스 (시네마+컴플렉스.여러개의 스크린을 갖춘 복합상영관) . 서울 중심부의 명보 (5개관).서울 (7개관) 극장, 강남의 시네하우스 (6개관) 등 90년대 들어 시작한 시네플렉스는 올해 허리우드의 3개관, 서울극장의 3개관 증설에 이어 3개관을 보유한 종로의 코아아트홀도 그 옆에 시네코아 4개관을 새로 지어 11월8일 문을 연다.

또 부산.대구.광주 등 대도시에 잇따라 3개관 이상의 시네플렉스가 문을 열고있다.

시네플렉스의 주역은 대기업들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손잡고 3천억원을 투자, 할리우드에 드림웍스사를 설립한 제일제당은 98년 4월 아시아 최대의 전자상가가 될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에 무려 12개관을 갖춘 시네플렉스를 연다.

제일제당은 또 일산과 분당 신도시에 각각 9개 스크린이 있는 극장을 건설하고 금세기 안에 홍콩과 호주를 연계하는 아시아 최대의 시네플렉스 체인을 만들 계획이다.

이에 질세라 현대는 압구정동에 3개관짜리, 목동에 12개관짜리 시네플렉스를 99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는 또 최근 명보극장 5개관을 모두 3년간 전세내는 등 극장배급선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시네하우스 6개관을 경영하고 있는 대우는 대한.스카라 등 전통적인 개봉관과 배급계약을 맺은 한편 삼성동 무역센터에 15개관짜리 초대형 시네플렉스를 만들어 99년에 개관할 계획이다.

대우는 또 부산 서면에도 15개관짜리를 만들어 전국에 1백개의 스크린을 확보한다는 야심을 키우고 있다.

관객들로서는 극장과 영화정보의 홍수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형편이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극장과 배급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는 물론 자신들이 수입.제작한 작품들을 원활하게 상영하면서 영화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때문이다.

또 한국영화 제작과 외국작품 수입은 상당한 위험성이 있는 반면 극장과 배급선에 대한 투자는 부동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이라는 이유도 숨어 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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