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일축구 인터넷 설전 과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월드컵 한.일전을 앞두고 인터넷 한.일전이 뜨겁다.

인터넷을 통해 상대 국가 게시판에 들어간 통신인들이 퍼부어대는 독설은 '사생결단' 의 일본과 '양보불가' 의 한국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한국측으로 알려졌다.

일본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한 일본의 인터넷게시판에 한 통신인이 27일 이름 대신 '일본이 싫다.

조심해' 라는 말을 써넣고 "멍청이 울트라 닛폰에게. 죽어라, 일본" 이란 내용의 욕설에 가까운 글을 남겼다.

또다른 통신인은 "한국이 아랍에미리트 (UAE)에 져주면 일본은 끝난다.

일본은 돈을 써야 프랑스에 갈 수 있다" 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그러자 일본인들도 감정적으로 응수했다.

한 통신인은 "말도 안되는 소리말라. 앙갚음해 주겠다" 고 맞섰고 "파란 불꽃으로 빨간 김치를 날려버리자" "붉은 악마에게 '일본혼' 을 심어주자" "가미카제 (神風) 로 한국을 꺾자" 는등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또 한 일본인은 이 게시판에 "일본이 이기면 화난 한국사람들과 싸움이 일어날지 모른다" 는 우려의 글을 띄우기도 했고 또다른 사람은 '한국경찰, 경비강화' 란 보도를 인용하며 경기전후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를 걱정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축하와 격려의 글도 적지 않다.

자신을 '어린 붉은 악마' 라고 소개한 李재호군은 "우리는 하나다.

포기말고 프랑스로 함께 가자" 는 내용의 글을 실어 "한국의 본선 진출을 축하한다" 는 응답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국간의 인터넷 교류는 새로운 풍속도로 해묵은 감정다툼보다 서로 격려하고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혜수.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