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으로 깡통계좌 무더기 속출…강제정리로 분쟁 잇따를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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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주가가 폭락, 종합주가지수 500선이 무너지면서 주식을 팔아도 원금을 한푼도 못 건지는 '깡통계좌' 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와 고객간에 대규모 소송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29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28일 현재 깡통계좌는 1천1백57개로 하루전인 27일의 6백60개보다 거의 배로 증가했다.

또 담보부족계좌는 1만7천6백96개로 3천7백84개가 증가했다.

담보부족계좌에 비해 깡통계좌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하한가 팔자 주문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깡통계좌는 주가가 급등한 29일에 강제정리된 경우가 많아 증권사 직원과 고객간에 이를 둘러싼 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깡통계좌들의 상당수는 증권사직원들의 일임매매.임의매매등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법정공방까지도 비화될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사로부터 신용을 얻어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데 신용계좌의 잔고가 신용액의 1백30%미만으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빌려준 돈을 회수할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반대매매를 통해 주식을 처분하려 해도 주가가 워낙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팔리지 않았다" 며 "깡통계좌 고객이 잘못된 종목 추천을 주장하며 빌린 돈을 갚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있다" 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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