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의 날] 우리나라에서 바람이 가장 센 곳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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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일년내내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곳은 어딜까?

정답은 제주도 서쪽 끝자락인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다. 고산은 기상청이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 960곳의 연평균 풍속을 조사한 결과 평균 풍속이 초속 8.5m로 가장 센 곳으로 나타났다. 수치는 일반적으로 기상예보를 위해 관측하는 10m 높이에서의 수치를 풍력 발전기의 날개 높이인 해발 80m 지점으로 환산한 값이다.

바람, 돌, 여자가 많다고 해서 '3다도'인 제주. 그중에서도 고산은 특히 바람이 강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지난 2003년 9월 12일 태풍 '매미'가 강타했을 당시 순간풍속이 초속 60m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최대 풍속 기록은 지난 2006년 10월 23일 강원 속초기상대에서 관측된 초속 63.7m다. 서울 지역 최대 풍속 기록은 지난 95년 9월 26일 초속 31.5m를 기록한 적이 있다.

고산에 이어 강원도 미시령·제주 마라도가 함께 초속 8.3m로 2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부산(레이더관측소·8.25m/s), 무등봉(8m/s), 홍도(7.9m/s), 진도(첨찰산7.8m/s), 향로봉(7.7m/s), 국가태풍센터(제주·7.6m/s), 백운산(7.4m/s)등으로 조사됐다.

바람에도 계급이 있다. 고안자인 영국인의 이름을 따 '보퍼트 풍력계급'이라고 한다. 0~12까지 총 13등급이 있다. 초속 0.3~1.5m를 1급이라고 하고 실바람(light air)이라고 한다. 2급은 남실바람(light breeze)으로 속도는 초속 1.6~3.3m다. 3급은 산들바람(gentle breeze)으로 초속 3.4~5.4m의 속도다. 왕바람(violent storm)으로 불리는 11등급은 풍속이 초속 28.5~32.6m의 바람을 말한다. 이정도의 바람은 육상에서는 좀처럼 불지 않으며 불면 광범위한 파괴가 생긴다. 또 바다에서는 파도가 11.5m로 높이 일고 주위의 배는 파도에 가려 볼 수 없게 된다. 또 길게 줄지은 물거품들이 바다을 덮으며 시정이 극히 나빠진다. 가장 높은 등급인 12급은 초속 32.7m이상을 말하고 '싹쓸이바람'이라고 불린다. 싹쓸이 바람이 불면 바다는 물거품과 물보라가 가득차 지척을 구분하지 못한다.

한편 바람의 세기를 계절별로 보면 봄철에 국내에서 바람이 가장 세게 부는 곳은 미시령(평균 풍속 9m/s)이다. 2위는 고산(8.7m/s), 3위는 무등봉(8.5m/s)이다. 이어 진도(첨찰산·8.3m/s), 마라도(8.2m/s), 부산(레이더관측소 8m/s), 홍도(7.9m/s), 백령도·향로봉· 백운산(각각 7.8m/s) 순이다.

여름에는 무등봉(7.5m/s)이 가장 바람이 셌다. 이어 부산·진도(첨찰산)이 각각 초속 7.2m로 뒤를 이었다. 향로봉(7m/s), 마라도(6.9m/s)이었으며 백령도·고산·미시령·매물도(각각 6.7m/s), 홍도(6.5m/s) 순이었다.

가을은 마라도(8.6m/s)가 1위를 차지했다. 부산·고산(각각 8.1m/s), 지귀도(7.7m/s), 무등봉·향로봉(각각 7.6m/s), 미시령(7.5m/s), 가파도(7.4m/s), 진도(첨찰산)·홍도(각각 7.3m/s) 등이 뒤를 이었다.

겨울에도 마라도(9.7m/s)가 국내에서 바람이 가장 센 곳에 올랐다. 이어 부산·백운산(각각 9.4m/s), 가파도(8.7m/s), 하태도(8.5m/s), 무등봉(8.4m/s), 향로봉(8.3m/s), 흑산도(8.2m/s), 태풍센터(8.1m/s), 진도(첨찰산·8m/s)가 10위권에 들었다.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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