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월드컵 축구]아시아 최종예선…차범근 감독 "비주전도 언제든 기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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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비 (非) 주전에게도 기회는 있다."

최용수 (상무).서정원 (LG) 등 주전들이 골을 터뜨리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때 뒤에서 묵묵히 이 장면을 지켜본 비주전 선수들. 심정이 오죽했을까. 때로는 이들의 얼굴에 비주전의 서글픔이 언뜻 비춰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뛰고 싶다" 는 오기가 더 용솟음치고 있었을 것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일찌감치 98프랑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사실상 결정짓게 된 것은 주전선수들을 긴장시키고 자극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차감독은 "앞으로 남은 두 경기 (일본.UAE)에서는 뒤에서 고생한 비주전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 고 밝혔다.

현 대표선수는 주전.비주전 합쳐 모두 23명이나 된다.

주전만 데리고 경기를 치를 수 없고 11명씩 두팀으로 나누어 훈련도 할 수 없으므로 23명 모두가 필요한 것. 차감독은 "주전선수와의 경기력차가 그리 크지 않으므로 비주전이라 하더라도 팀 전술상 꼭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기용할 수 있다" 고 강조한다.

바로 신인 장대일 (연세대) 이 대표적인 경우. 주전 홍명보 (벨마레 히라쓰카) 의 그늘에 가려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지난 18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주전 스위퍼로 우뚝 섰다.

또 한.일전을 앞두고 보강된 신예 장형석 (현대) 도 지난달 28일 한.일전에서 수비형 MF로 기용돼 일본의 나카타를 차단하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최종예선 6경기를 치르면서 한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선수는 DF 최진철 (전북).공격형 MF 박태하 (포항).GK 김봉수 (LG) 등 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노상래 (전남).김대의 (한일은행).김기동 (SK).최성용 (상무.이상 MF).김도훈 (전북.FW) 등은 주로 후반교체로 뛰었다.

이들은 소속팀에 있을때 차감독이 '월드컵 전사' 로서 자격을 갖추었다고 봤기 때문에 대표로 발탁됐다.

그런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구나 수비형 MF 홍명보가 경고 2회 누적으로 오는 11월1일 한.일전에 뛸 수 없기 때문에 그 빈자리를 이들중 누군가 메워야 한다.

차감독은 "경기는 11명이 뛰어야 하므로 23명중에서 주전발탁의 3대 요건인 경기력.컨디션.정신무장등을 감안, 주전을 선발한다" 고 밝혔다.

이같은 방침은 항상 선수들을 긴장시켜 스스로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케 하는등 선의의 경쟁을 야기시킴으로써 팀을 활성화하는 장점도 있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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