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천적은 무인정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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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배치한 최첨단 무인 로봇 공격기 ‘MQ-9 리퍼’.

무인 정찰·공격기가 알카에다 소탕전을 벌이는 미군의 가장 효과적인 전술체계로 떠올랐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은 최근 200기 이상 무인기를 운용하며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산악지대에 은신 중인 알카에다·탈레반 무장세력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전술을 다듬고 있다.

미군과 미 중앙정보국(CIA)이 운용 중인 무인 정찰·공격기의 기종은 MQ-1 프레데터(195기)와 MQ-9 리퍼(28기)가 대표적이다.

미 본토의 애리조나주 지상관제소에서 원격 조종되는 프레데터·리퍼는 중고도·저고도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하다 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자체 무장으로 즉시 목표를 타격하는 무기다.

헬파이어(Hellfire) 다목적 대전차 미사일과 유도폭탄, 통합정밀직격탄(JDAM)으로 무장한 리퍼는 현존하는 무인 정찰·공격기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살상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선도 모델인 프레데터에 비해 무장 탑재능력이 15배, 항속 능력이 3배 이상 강화된 최신 기종이다. 미 공군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실시된 1만9000여 작전 가운데 프레데터와 리퍼가 출격한 작전은 모두 244회다.

NYT는 “이라크·아프간에서 2006년 하루 12회에 불과했던 프레데터·리퍼의 정찰 임무가 요즘은 34회로 늘어나는 등 무인항공기의 전술 운용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무인 항공기가 각광받는 이유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기당 450만 달러)에 비해 작전 수행 능력이 크기 때문이다.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기존의 전투기나 구축함을 운용해야 하는 비용보다 훨씬 경제적인 데다 공격 목표 상공에서 작전을 펼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작다. 지난 18개월 동안 13기만 파괴되는 등 사고율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무인 항공기 전술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NYT에 따르면 2002년 무인 정찰·공격기가 작전에 투입된 이래 70기가 파괴됐고 장비 불량, 조종 실수, 악천후 등으로 55기가 실종됐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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