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국제공인연구소 '국제백신연구소' 서울대에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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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국내 처음으로 공식국제기관으로 인정받은 연구소가 설립된다.

오는 2천년 서울대내에 설치될 '국제백신연구소' 가 바로 그것. 이 연구소의 국내 설립을 앞두고 9일 서울대 유공게스트하우스에서는 연구소 창립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국제백신연구소의 유치는 한국정부수립후 갖게되는 첫 공식국제기관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세계적인 첨단연구소로 주목받게 될 국제백신연구소는 92년부터 UN이 개발도상국을 위한 백신연구와 인력개발을 위해 설립계획을 세워 추진해 온 단체. 우리나라는 94년부터는 이 백신연구소 유치운동에 나서 중국.태국등 6개국의 유치경쟁국들을 제치고 백신연구소를 국내에 유치하게 됐다.

백신연구소는 개발도상국을 위한 백신연구와 함께 지역국가간의 과학기술협력증진을 통한 세계평화를 추구한다는 목표로 연구활동을 하게 된다.

또 정부는 이 연구소를 유치함에 따라 국내 의과학 및 생물공학연구를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소가 담당하게 될 주임무는 백신의 연구개발. 백신은 천연두와 소아마비에서 보듯 전염병을 완전히 박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하지만 이같은 백신의 역할에도 불구하고 백신이 없거나 있어도 접종을 받지 못해 각종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는 어린이가 현재 전세계적으로 한해 1천만명선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백신연구소는 이들을 위한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저렴한 백신을 연구개발함으로써 세계 저개발국 어린이들의 질병퇴치에 기여하게 된다.

현재 연구소 활동은 소속 연구원들에 의해 뇌막염 백신개발을 위한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며 국제관계 사업에 대한 계획수립이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 연구소의 본격적인 사업은 연구소 건물과 시설 및 기자재가 완성되는 2천년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백신연구소의 창립이사진으로는 조완규 (趙完圭.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이종욱 (李鍾郁.세계아동백신협의회 사무국장) 박사등 국내 인사들을 비롯해 배리 불룸 미국 뉴욕알버트 아인슈타인의대 교수.구스타브 노쌀 경 호주 국립의학연구소 명예교수.제프리 쉴드 영국 생물학 표준 및 관제연구소 소장등 모두 17명으로 구성된다.

또 연구소의 총 인력규모는 2백여명으로 이중 60여명이 외국의 의.과학자들로 채워질 계획. 국제백신연구소 특별지원기획단의 위원장 박상대 (朴相大.서울대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에 국제기구 하나없는 상황에서 국제백신연구소의 국내설립은 한국의 국제화측면에서 큰 의의를 가지며 실리면에서도 큰 이익을 가져다 주게 될 것" 이라며 "특히 백신연구소가 선진국이 아닌 실제 수요자가 많은 아시아권에 세워져 백신의 공급이나 개발에 더 큰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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