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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올려도 택시기사 혜택 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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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15일자에 실린 택시기사 김혁씨의 글을 읽고 몇 자 적는다. 김씨는 택시기사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현재 택시기사의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선 지면의 한계 때문에 소상히 밝히지 않은 듯하다. 내 남편은 올해로 회사 택시를 3년째 몰고 있다. 24시간 교대로 한달에 13일 일하는데 사납금 13만9000원을 낸 뒤 기본급 50만원을 포함해 100만원 안팎을 집에 가져온다.

물론 우리보다 더 어려운 형편의 사람도 있겠지만 회사 택시 기사들은 또 다른 어려움까지 떠안고 있다. 간혹 접촉사고가 날 경우 나중에 개인택시 면허를 따는 데 장애가 될까봐 모두 돈을 주고 합의를 본다는 것이다. 우리도 지난 3년간 두번의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는데 피해자는 이런 약점을 잡고 터무니없이 많은 합의금을 요구해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이 더 어려워졌다. 이런 와중에 당국에서 택시기사들의 복지를 위해 택시요금을 올린다고 한다. 하지만 요금을 올려봤자 오히려 사납금 액수만 늘지, 기본급은 그대로라 택시기사에겐 별 혜택이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 택시 기사의 난폭운전, 골라 태우기, 과속 등을 막으려면 기사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할 것이다.

한 택시기사의 아내.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관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