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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평가]기고 - 기계계열학과 발전방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다가오는 21세기의 기계계열학과 교육은 현재의 환경과는 다르다.

가장 큰 변화는 졸업생들의 진로에서 일어날 것이다.

과거나 현재의 주요 진로는 당연히 제조업체로 간주됐으나 미래의 졸업생은 서비스업의 제3차 산업에도 상당수 진출할 것이다.

따라서 기계공학 같은 전문교육이외에도 경영.인사관리.노동법등 전에는 공과대학 교육에서 경시됐던 분야에 대한 교육이 앞으로 강조돼야 한다.

또 공과대학 지망 학생들의 지원동기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종래의 지원동기는 엔지니어로서 누릴 수 있는 사회적 위상과 경제적 안정으로 압축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빌 게이츠와 같은 거부 (巨富)가 되겠다는 것으로 바뀔 것이다.

그러므로 공과대학 교육에도 이에 부응해 창업교육등 여러 측면에서 혁신이 있어야 한다.

산업사회에서의 엔지니어의 역할은 현재까지 주로 기술문제에 국한됐으나 앞으로는 기획능력과 달변 (達辯) 의 설득력도 갖춘 조직의 리더도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분화된 강의 위주의 수업을 지양하고 학생이 실제 체험을 통해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내게 하는 학습법과 자료작성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 양질의 실험과 현장실습을 강조하고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팀 스터디 교과목의 개발도 필요하다.

기존의 엔지니어들은 조기 퇴임의 압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으나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문엔지니어에 대한 조기 퇴임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대학은 졸업생들이 이러한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역학등 세부 전공과목 위주의 교과목을 지양하고 역학과 설계,가공과 비용분석과 같은 여러 교과목들이 통합된 교과목으로 전환돼야 한다.

21세기 기계계열학과 교육에서는 공학 위주, 전문성 위주 교육에 덧붙여 창의성.사회성.합리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능동적이고 통합적인 능력을 개발시켜야 한다.

이장무 서울대 공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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