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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BS-TV가 본 북한 기아참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미국 3대 방송사 가운데 하나인 CBS - TV는 1일 오후 (현지시간) 시사프로그램 '퍼블릭 아이 위드 브라이언트 검블' 에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참상을 현지 르포로 보도했다.

이 프로는 지난달 9일 미 민간구호단체 '아메리케어스' 대표단을 따라 북한에 다녀온 자사 취재진이 촬영한 필름을 토대로 10여분간 방영됐다.

CBS 취재진은 북한주민 5명 가운데 1명이 영양실조로 쓰러진다는 관련기관의 통계를 인용하면서 평양의 고아원과 병원.도심, 그리고 철로 주변등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했다.

특히 고아원에서 굶주린 어린이들이 앓고 있는 모습의 화면과 함께 "아이들은 울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울지 않는다" 는 취재기자의 설명은 충격적이었다.

이밖에▶열차승객들이 버리는 음식을 줍기위해 철로변에 모여든 사람들▶철로 부근에 내버려진 시체▶평양도심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굶주린 사람들▶병원 한구석에 약품대신 쌓여있는 풀잎 (약초인듯) 등은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를 취재한 피터 밴 센트 기자의 보도는 지나치게 감성적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의 보도는 고작 20시간 북한에 머무르는 동안 겉핥기식으로 둘러본 광경으로, 길에 오가다 마주친 부분적인 관찰만으로 북한 전체의 실상을 전해주기는 부족했다는 것. 또한 CBS의 예고는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이다.

이는 CBS에 앞서 경쟁사인 ABC방송이 선수를 쳐 자사기자가 취재한 북한 보도를 방송함에 따라 양측의 감정싸움이 커진데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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