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문기자제, 첫 섹션 발행, 첫 인터넷 뉴스, 첫 일요신문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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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쓰기를 하던 14년전 중앙일보 지면입니다.

'이거 뭐지' 독자들 깜짝, 3월12일자 중앙일보 1면 무슨일이…

12일 아침 중앙일보를 받아본 독자들은 깜짝 놀랐다. 갑자기 세로쓰기로 바뀐데다 날짜마저 1995년 4월 4일자로 돼 있었고 제호도 '中央日報'로 옛날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14년전 중앙일보가 세로쓰기 하던 시절의 1면이었다. 오는 16일 베를리너판으로 판형변화를 앞두고 있는 중앙일보가 첫 전문기자제 시행, 첫 섹션 발행, 첫 인터넷뉴스, 첫 일요신문 발행 등 국내 신문의 역사를 선도해온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지면이었다. 판형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홍보성 신문포장지였던 셈이다.

1면만 보고 항의성 전화를 해온 독자들은 설명을 듣고 난 다음 " 깜짝 놀랐다. 어쨌든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불과 14년전 신문이 이랬구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기대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중앙일보가 판을 바꾼다더니 이렇게 바꾸는 건가 하고 놀랐다, 뒷 면을 보니 10년 사이 참 많이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 했는데 다음주에 또 바꾼다고 하니 더 좋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독자도 있었고, "처음에는 사고가 난 줄 알았다. 굉장한 궁금증을 안고 신문 다음 장을 넘겼다"는 독자도 있었다.

옛날 편집국 전화번호(751-5222)로 문의 전화가 폭주하는 바람에 현재 이 번호를 쓰고 있는 2.0추진단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첫 전문기자제, 첫 섹션 발행, 첫 인터넷 뉴스, 첫 일요신문 …

당시 신문은 기사를 위에서 아래로 읽어야 하는 세로쓰기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기사 본문과 제목에 어려운 한자가 많습니다. 제목을 시커먼 바탕에 흰 글씨로 넣는 음각 기법도 많이 썼습니다. 일제시대에 들여온 신문 제작 방식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기사 내용도 국가기관의 발표나 정치인이 중심이었습니다. 독자가 신문을 볼 때 쉽게 읽을 수 있는지, 편안하고 보기 좋은지, 무엇을 읽고 싶은지는 깊이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의 시각과 생각대로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는 구식이었습니다.

이제 중앙일보가 판을 바꿉니다. 16일 언제 어디서나 편한 베를리너판으로 바뀝니다. 간편하고 아름다워서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새 중앙일보는 몰아가지 않고 우기지 않고 깊이 있는 분석으로 믿을 수 있습니다. 한국 신문의 변화를 선도해 온 중앙일보가 독자를 위해 또다시 변화합니다. 중앙일보를 펼치면 세상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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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 기자

◆베를리너판=19세기 말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발행되는 대부분의 신문 크기가 가로 315㎜, 세로 470㎜였습니다. 베를리너판(berliner format)이라는 용어가 나오게 된 것은 독일 북부 프로이센에서 발간되는 큰 사이즈의 신문과 라인 지방의 일반적인 크기에 차별을 두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당시 영국과 프로이센 등에서는 신문을 크게 제작했습니다. 신문의 페이지 수에 따라 세금을 매겼기 때문입니다.

독일표준규격연구소(DIN)에 처음으로 베를리너판이라는 용어가 신문 크기로 등재된 건 1922년입니다. 일부에선 DIN연구소가 베를린에 있기 때문에 그곳의 일반적인 신문 사이즈를 한 유형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베를리너판으로 발행한 최초 신문은 독일 북부의 뤼벡 뉴스(Lȕbecker Nachrichten)입니다. 1888년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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