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전주의 뉴욕시티 발레단 첫 내한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조지 밸런친 (1904 - 1983) . '신고전주의' 라는 발레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낸 금세기 최고의 안무가다.

20세기의 전설로 남은 밸런친이 키워낸 뉴욕시티발레단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죠프리발레단과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 이어 예술의전당에서 마련한 '미국 3대 발레단 시리즈' 의 마지막 기획이다.

1일부터 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밸런친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네가지 기질' 과 현 예술감독 피터 마틴즈 안무의 '완벽한 균형' 등 1백여개가 넘는 레퍼토리 가운데 엄선된 7편이 두개의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선보인다.

02 - 580 - 1234. 뉴욕시티발레단은 여러모로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와 비교된다.

두 단체 모두 러시아의 천재적인 공연 기획자 디아길레프의 발레 뤼스 (러시아 발레단)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 단체. 하지만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가 러시아 고전발레의 스타 위주의 화려한 발레를 추구한 반면 뉴욕 시티 발레는 미국만의 독창성을 지닌 현대적 개념의 발레를 만들어 나갔다는 서로 상반된 특징을 갖고 있다.

이같은 차이는 뉴욕시티발레단이 아메리칸 발레학교라는 독자적인 무용수 양성 기관을 바탕으로 성장했기 때문. 사실 러시아 출신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던 발란신이 1934년 미국으로 건너온 것도 링컨 커스타인의 발레학교 설립 제의 덕분이다.

밸런친은 미국에서 무용 유망주들을 가르치면서 엄격한 규칙을 따르는 이야기 중심의 러시아 고전발레와는 달리 동작 자체에 비중을 둔 추상적이고 시적인 새로운 발레의 전형을 만들었다.

고전발레와 모던발레의 중간단계인 이 신고전주의 발레의 진수를 보여주는 '네개의 기질' 은 46년 초연된 작품으로 발레의상 '쭈쭈' 를 벗어던지는 등 무용의 표현과 동작에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작곡가의 아들로 태어나 발레 뿐아니라 피아노 솜씨도 뛰어난 그는 '무용계의 모차르트' 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음악 해석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안무가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이같은 면모를 보여주는 '차이코프스키 2인무' 와 '도니제티 변주' 를 공연한다.

그동안 비싼 로열티를 발란신 재단에 내고 국내 발레단이 보여줬던 밸런친 작품과 원형과의 차이를 직접 느껴 볼 수 있는 무대로 무용인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