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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유엔총회서 설전…남 "최악의 인권 억압국"·북 "지뢰협약 반대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제52차 유엔총회에서 유종하 (柳宗夏) 외무장관의 기조연설을 둘러싸고 29일 (현지시간) 남북한간에 가시돋친 설전이 한바탕 벌어졌다.

이날 총회에서 북한이 답변권을 신청, 오전에 있었던 柳장관의 북한관련 대목에 대해 반박한 것을 시작으로 쌍방은 두차례씩 답변권을 행사, 약 20분간에 걸쳐 설전을 벌였다.

한국측에서는 임성남 주 (駐) 유엔대표부 1등서기관이, 북한측에서는 최명남 1등서기관이 각각 발언대에 섰다.

남북한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도 북한 잠수함 사건과 관련한 박수길 (朴銖吉) 유엔대사의 발언이 도화선이 돼 1백85개국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독설을 주고 받았었다.

관측통들은 이번 사태가 한반도평화 4자회담 2차예비회담이 결렬된 후 냉각되고 있는 남북한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 북한측 1차발언 = 남한은 전세계의 여망에도 불구하고 대인지뢰 전면금지협약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남한의 인권침해사례가 극심하다.

수백명 장기양심수중 안학선.한장호등은 약 40년을 복역중인데, 이는 넬슨 만델라보다 2배나 긴 기간이다 (이들은 미전향장기수임) . 남한은 자신이 홍수피해를 보았을 때 우리가 지원해준 사실도 망각하고 북한에 풍년이 들었느니, 북한이 식량을 전용하느니 하면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노력을 방해하려 책동하고 있다.

핵무기를 도입한 남한은 핵문제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

북한의 핵문제는 북.미간에 해결할 문제다.

◇ 한국측 반박 =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보고서에는 북한의 대규모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정보가 상세히 수록돼 있고, 프리덤 하우스의 보고서에는 북한이 '가장 억압적인 국가중에서도 최악의 국가' 로 규정돼 있다.

◇ 북한측 2차발언 = 총회기간중 남한은 귀순자 기자회견등을 개최해 북한이 원조식량을 전용한다, 북한이 충분한 식량을 비축하고 있다는등의 허구적 사실을 유포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방해하려 한다.

◇ 한국측 재반박 = 95년이래 한국은 북한에 대한 최대 인도적 지원 공여국으로 그동안 약 2억8천만달러 상당의 식량원조등을 북한에 제공한 바 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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