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홍콩 고속철 8년 앞당겨 완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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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베이징(北京)과 홍콩을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당초 계획보다 8년 앞당겨진 2012년까지 건설된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내수를 진작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베이징~홍콩 간 2240㎞를 10시간 내로 주파할 수 있다. 현재는 특급열차로도 24시간 이상 걸린다. 또 중국 최대 경제권인 광둥(廣東) 지역과 화중(華中), 화북(華北) 지역이 일일 경제권으로 연결됨으로써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홍콩 정부도 홍콩과 선전(深)을 잇는 고속철 건설 작업을 올해 말에 착공키로 하고, 지난달 중국 철도부와 관련 기술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중국 철도과학연구원 황창(黃强) 수석연구원은 10일 홍콩 문회보(文匯報)와의 회견에서 “현재 베이징에서 남부지방으로 건설 중인 대륙 고속철이 2012년까지 홍콩과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철은 베이징과 광저우(廣州) 철도 노선을 따라 건설된다. 사용될 열차 기종은 지난해 개통한 베이징~톈진(天津) 고속철과 같은 것이다. 독일 지멘스와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으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아 중국이 설계·제작했다. 평균 시속은 350㎞, 최대 시속은 393.3㎞다. 총 건설비는 4조 위안(약 890조원)에 달한다. 이 고속철은 홍콩에서 선전과 광저우·창사(長沙)·우한(武漢)·정저우(鄭州)를 거쳐 베이징으로 연결된다.

현재 건설 중인 광저우~우한 고속철(989㎞)은 내년 말, 지난해 10월 착공한 베이징~스자좡(石家莊)~우한을 잇는 고속철(1264㎞)은 2012년 이전에 각각 완공된다. 또 2005년 착공한 광저우~선전 고속철은 늦어도 2011년까지는 완공된다.

고속철이 완공되면 베이징과 홍콩 사이에 있는 100여 개 대도시가 일일 생활권으로 바뀐다. 건설작업에 따르는 경제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철도부는 올해부터 매년 6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철도 기간망을 건설하거나 수리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철도과학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6000억 위안을 투입했을 경우 소요되는 철강은 2000만t, 콘크리트는 1억2000만t에 달하며 신규 일자리 600만 개가 창출된다. 4조 위안이 투입되면 일자리만 4000여만 개가 만들어진다는 계산이다.

중국 철도부는 홍콩~베이징 노선에 여객 운송 전문 열차를 투입하는 한편 광저우~베이징 노선은 여객과 함께 화물 운송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홍콩~선전~광저우 구간이 연결되면 이들 3개 도시는 현재 2~3시간대에서 1시간대 생활권으로 바뀌어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광둥·홍콩·마카오를 잇는 주장(珠江)삼각지 경제 통합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들 3개 지역은 29.6㎞에 달하는 강주아오(港珠澳) 다리로 연결된다.

황 연구원은 “베이징과 홍콩을 잇는 고속철이 완공되면 북부 중앙에 해당하는 중원과 남방 지역이 일일 생활권으로 바뀌어 국가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철도를 통한 지역 간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커 현 중국 정부 지도부가 추진하는 조화사회 건설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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