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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코리아]2.대교엔터프라이즈社 에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프랑스 동남부 알프스산맥의 지류에 위치한 작은 마을 '모르진 (Morzine)' . 한여름 햇볕이 따가운 지난 8월15일 오후 4시경, 모르진 상공의 짙푸른 하늘에는 원색의 물감을 흩뿌려놓은 듯 빨강.노랑등 화려한 색깔의 패러글라이더들이 뒤덮고 있었다.

세계 각국의 내로라 하는 패러글라이딩 선수들이 모여 기량을 겨루는 패러글라이딩 월드컵대회 (Coupe Du Moune De Parapente)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결승전격인 이날 대회 참가 선수는 주최국 프랑스를 비롯해 이탈리아.스페인.브라질등 10여개국의 1백여명. 멀리 백설이 뒤덮인 알프스의 주봉 (主峯) 몽블랑 (Mont Blanc) 정상 주변에서 비행하던 패러글라이더들이 하나씩 고도를 낮추며 결승 착지점에 내려 앉았다.

이날 대회의 총 비행거리는 95.9㎞. 오전11시께 해발 1천8백26m의 몽셰리 (Mont Chery) 봉우리에서 출발해 몽블랑 계곡이 있는 샤모니 (Chamonix) 쪽으로 날아온 것이다.

5시간여 동안의 비행 끝에 가장 먼저 도착해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이탈리아의 지미 파커 (Jimmy Pacher) . 착지점에 사뿐히 내려앉은 그의 패러글라이더에서는 선명한 독수리마크와 '에델 (EDEL)' 이라는 상표가 한눈에 들어온다.

'메이드 인 코리아' 라는 영문 표기도 한켠에 보인다.

그가 사용한 패러글라이더를 만든 회사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인 대교엔터프라이즈 (대표 徐成俊.52) .이어 도착한 선수들의 패러글라이더도 하나 걸러 하나꼴로 에델 제품이었다.

파커는 "오후에 갑자기 이상 기류가 발생해 수십명의 선수들이 경기를 포기했다" 며 "에델 패러글라이더가 잘 날아줄 것이란 신뢰가 없었다면 나도 중도에 포기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파커에 이어 4위로 도착한 프랑스 대표 에지가르 디디에르 (Exigar Didier)가 사용한 장비도 에델 상품. 여자부의 경우는 에델 페러글라이더를 사용한 선수가 1~3위를 휩쓸었다.

패러글라이딩은 자칫 실수할 경우 생명에도 치명적일 수 있어서 선수들의 장비 선택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스포츠. 그런 패러글라이더 시장을 연간 매출액 73억원 (96년기준)에 불과한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제압하고 있다.

세계 곳곳의 창공을 주름잡는 월드브랜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지난해 대교가 만든 패러글라이더는 6천5백여개. 이가운데 4천8백여개 (4백94만2천달러어치) 를 수출했다.

세계 시장의 30%정도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32%가 많은 6백50만달러 수출이 목표다.

대부분 유럽 지역에서 팔리다보니 프랑스.오스트리아.독일.스위스등 패러글라이딩이 성행하는 알프스산맥 주변 국가에서는 에델 상표가 제법 유명하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인 프랑스인 쟝 프랑스와 샤리에르 (Jean Fransois Charriere.50) 씨는 "패러글라이더는 세계 60여개 업체가 생산한 제품중 한국산 에델.오스트리아산 노바 (NOVA).스위스제 어드벤스 (Advence) 를 대표적 브랜드로 꼽는다" 며 "이중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에델" 이라고 말했다.

에델의 현지 판매가격도 노바등 경쟁제품보다 5%정도 비싼 3천~4천5백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대교의 徐사장은 "패러글라이더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하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가진다" 고 말했다.

패러글라이더는 일반 상품과 달리 각국의 활공협회 공인학교를 통해야 판매가 가능한 상품. 활공협회가 딜러 역할까지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대교는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 20여개국 활공협회에 판매망과 애프터서비스 설비를 갖춰놓았다.

대교측은 "이같은 판매인프라를 갖춘데 이어 초기부터 40~50%의 높은 마진을 보장한게 시장 확대에 주효했던 것같다" 고 분석했다.

대교는 이와함께 매출액의 8%를 기술개발과 시장개척비로 쏟아부으며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선 제품 홍보를 위해 유럽 주요 국가의 패러글라이더 챔피언및 대표선수들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대교가 후원하는 선수들은 20여명.

이들에게는 1년에 2차례 새로운 장비를 제공하고 각종 대회 참가땐 후원금도 지급하고 있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에게는 별도의 상금도 지급하며 제품 성능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항공스포츠 전문기자인 쟈비에 무리요 (Xavier Murillo.41) 씨도 "에델은 소재가 좋은데다 디자인과 색상도 나무랄 데가 없다" 며 "특히 아직까지 조그만 비행사고도 없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안전한 패러글라이더로 알려져 있다" 고 말했다.

또 품질개선에도 적극 나서 캐노피 (날개부위) 는 자외선과 적외선에 변질되지 않도록 특수가공된 나일론 합성천으로 만들었고, 캐노피와 연결되는 줄은 같은 굵기의 철사보다 더 튼튼한 첨단소재를 사용했다.

혹 이상기류를 만나 캐노피가 불균형상태로 되더라도 4초 이내에 정상으로 회복될수 있도록 했다.

대교 徐사장은 "프랑스.독일.미국등 유럽과 미주의 엄격한 안전과 기술수준을 통과하기 위해 개발전담팀을 사내에 운영하며 매년 2~3개의 신모델을 내놓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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