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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O,동남아 식량위기 경고…엘니뇨 강타 50년만에 최악의 가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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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엘니뇨현상이 동남아지역을 강타, 50년래 최악의 가뭄과 농경지 황폐를 초래함으로써 이 지역이 올해와 내년 식량위기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관련,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 는 26일 지난 3월 형성된 이번 엘니뇨현상이 '금세기 최악의 것' 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현재 인도네시아.파푸아뉴기니.필리핀.태국등의 한발은 엘니뇨현상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고 지적했다.

엘니뇨란 2~7년에 한번씩 태평양 해표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으로 전세계 기후에 커다란 변화를 야기한다.

FAO는 특히 아시아지역의 피해는 수개월 후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 국가들을 검은 연기로 뒤덮고 있는 인도네시아 삼림화재도 엘니뇨에 의한 가뭄 때문에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 최악의 가뭄은 이미 30만㏊의 논을 황폐화한데 이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가뭄 피해가 가장 심한 파푸아뉴기니에서는 고지대를 중심으로 70만~1백만명이 식량난에 직면해 있다.

이 가뭄은 길게는 내년 3월까지 계속돼 핵심 수출품목인 커피의 수확이 절반으로 줄어들 공산이 크다.

필리핀 북부도 지난 5월 이후 강수량이 크게 줄어 옥수수 수확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정부는 올해 전체 옥수수 생산이 전년동기의 4백22만t에서 3백92만t으로 줄어들어 식량난이 닥칠 것으로 예상, 이에 대비해 30만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태국도 지난 6월 발표했던 올해 쌀.옥수수의 예상 생산량을 당초 1천8백18만t과 4백52만t에서 각각 1천7백84만t과 4백15t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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