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화재 갈수록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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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삼림 화재로 인한 연기 피해가 동남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연기로 인한 질병으로 2명이 사망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는등 불안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연기는 23일 현재 북서쪽을 향해 부는 바람을 타고 말레이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 대부분 지역으로 퍼진데 이어 태국과 필리핀 남부지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화재는 엘니뇨로 인한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동남아 해당 국가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화재 지역에 인접한 말레이시아 동부 사라와크주는 5일째 비상사태가 계속되면서 대기오염 지수가 위험수준인 5백을 넘어 한때 8백39에 이르렀다.

주 (駐) 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커다란 피해상황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건강상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사라와크주의 주민들을 소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모하마드 라흐마트 말레이시아 정보장관은 밝혔다.

사라와크 주도 (州都) 쿠칭의 시계는 약 2백m로 떨어져 쿠칭 공항이 지난 22일부터 폐쇄됐고 인근 미리.시부.빈툴루 3개 공항은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난 19일부터 폐쇄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는 1천2백명 이상의 소방요원과 의료진을 인도네시아에 파견키로 제안하는등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비상사태 경보가 곳곳에서 발령되고 있는 가운데 반세기만에 찾아든 최악의 가뭄까지 겹쳐 8월 중순 이래 약 2백51명이 굶주림과 이리안 바라트주에서 발생한 콜레라등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 당국은 현재 연기가 남부 팔라완주로 확산됐으며 3일후에는 수도 마닐라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국 당국도 연기가 남부 지방으로 번지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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