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지역경제 활로는 균형적인 산업구조 구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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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몇년전 우리는 무등건설을 비롯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부도사태를 경험했다.

아직도 그 후유증이 남아있는 가운데 아시아자동차가 부도 유예중이며 화니백화점이 최종 부도처리돼 지역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부도는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장 큰 내부적 요인은 기업의 무리한 신규투자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주력기업이 정상화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신규사업에 진출하다 보니 필연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아지게 되고, 과중한 이자부담을 하게 되니 결국 투자액의 회수시기가 되기도 전에 부도사태에 이르게 된것이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편중된 지역 경제구조와 대기업의 문어발식 투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조업에는 투자를 회피하고 서비스업에만 투자를 하는 기업인들의 의식도 문제가 있지만 이 지역의 '기업환경' 이 더 문제다.

제조업이 활성화되려면 우선 사회간접자본 (SOC) 의 확보가 선결되어야 한다.

우리 지역은 공항.항만.도로등이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다.

물류에 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니 이 지역에 제조업을 하려는 기업인들이 적을 수 밖에 없다.

이같이 열악한 기업환경은 이 지역의 경제구조가 건설업과 유통업에 치중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이들 업종이 지역경제의 양바퀴를 이루는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그동안 건설업체들의 부도는 지역경제의 한쪽 바퀴를 요절내어 휘청이게 했다.

여기에다 한 바퀴인 유통업마저 바람이 빠지고 있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제조업에 투자를 많이 해 양질의 제품을 타지역이나 외국에 많이 파는 방법과 외지사람들이 이 지역에 와서 돈을 쓰고 가도록 하는 방법뿐이 없잖은가.

한국에 하나뿐인 '모세의 기적' , 천혜의 낚시터들, 빼어난 바닷가.섬.산속에 쉼터, 바닷가.야산에 골프장을 만드는 것도 돈을 쓰고가게 하는 방법이다.

황무지인 사막에 '라스베이거스' 를 세워 세계인들의 주머니를 가볍게하고 있는 미국을 배우자. 장기적으로는 균형화된 산업구조를 구축해야 된다.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보강되어 농수산.제조.서비스업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인들도 쉽게만 돈을 벌려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어렵더라도 제조업에도 눈을 돌리는 의식전환이 이루어져야 될 것이다.

이구학 <동명회계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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