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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 씨티, 기아차 > G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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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 대표 기업들의 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국내의 KB금융지주를 팔면 세계 최대 금융그룹으로 군림하던 씨티그룹을 사고도 돈이 남을 정도가 됐다. 이외에도 우리 기업에 주식 시가총액에서 밀리는 미국 대표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시가총액은 실시간으로 기업의 가치를 종합 평가하는 잣대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씨티그룹의 시가총액은 5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날의 원화가치를 기준으로 KB금융의 시가총액을 달러로 환산하면 이보다 6억 달러가 많은 62억 달러다. 씨티의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금융주에 대한 투매가 벌어지는 바람에 주당 1.02달러로 떨어졌다. 사상 최고가였던 2006년 12월의 56.4달러에서 약 2년3개월 만에 주가가 거의 60분의 1로 주저앉은 것이다. <관계기사 3면>

미국 제조업을 대표하던 제너럴모터스(GM)도 파산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이날 주가가 폭락했다. GM의 주가는 1.86달러로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기아자동차(14억5050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11억 달러가 됐다. GM의 시가총액이 현대자동차(69억 달러)보다 낮아진 것은 오래된 일이다. GM의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치였던 2007년 10월에 비해 4.4% 수준에 불과하다.

부실이 커져 미국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된 미국 최대 보험사 AIG의 주가 하락 폭은 더 크다. 5일 35센트를 기록한 이 회사 주가는 2년3개월 전만 해도 78.2달러에 거래됐다. 200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에 따라 AIG의 시가총액은 현재 47억 달러로 삼성화재보다 2억 달러 많은 수준이다.

한·미 주요 기업의 시가총액이 역전된 것은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기업의 생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원화가치와 기업의 재무구조 등을 따져볼 때 우리 기업이 미국 기업보다 형편이 훨씬 나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15포인트 하락한 1055.03을 기록했다. 원화가치는 18원 오른 달러당 15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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