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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가실 분, 낮 모기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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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요즘 베트남에 뎅기열 주의보가 떴다. 베트남 보건부는 뎅기열 환자가 예년의 세배인 1만5000명이 발생해 이중 2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는 인도네시아에서 600여명에 이르고, 스리랑카에서도 18명이다. 풍토병을 얕잡아 봤다간 큰코 다칠 수 있다는 단적인 사례다. 해외여행 전 반드시 알아야 할 풍토병엔 어떤 것이 있을까.

열대지역에서 가장 흔한 풍토병은 말라리아다. 특히 우리나라에 재토착화한 3일열 말라리아와 달리 아프리카.동남아시아.중남미에서 많이 발생하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심한 뇌 손상 등 후유증을 남긴다. 따라서 이들 지역을 여행할 땐 예방약인 메플로퀸을 여행 2주 전부터 귀국 후 4주까지 매주 1회 복용해야 한다. 또 모기의 활동이 활발한 저녁 무렵부터 새벽까지 긴 팔.긴 바지를 입어야 하며, 노출된 피부에는 곤충기피제를 바르도록 한다.

뎅기열은 우리나라 사람에겐 다소 낯설다. 하지만 동남아.중남미.아프리카.오세아니아 등을 중심으로 매년 1억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흔한 풍토병이다.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린 지 5~8일 후 독감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백경란 교수는 "뎅기열은 백신이 없으므로 유행지역을 여행할 땐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는 말라리아 모기와 달리 낮에 활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여행을 계획한다면 황열 백신도 필수다. 황열 역시 열대지방에서 모기에 의해 전염된다. 바이러스성 풍토병으로 고열.오한.두통 등이 주된 증상이다. 사망률이 무려 60%나 된다. 황열 백신은 적어도 출발 10일 전 검역소나 대학병원 감염내과 등에서 접종받아야 한다.

열대지방을 3주 이상 여행할 땐 장티푸스 백신도 맞아야 한다. 경구용은 세번 투여로 5년간, 주사는 한번 접종으로 3년간 면역력이 유지된다.

여행자 설사병도 열대지방 여행객에게 흔한 불청객. 복통.식욕부진.물 설사 등이 특징인데 오염된 물과 음식이 원인이다. 따라서 여행지에선 끓인 물, 끓인 음식, 병에 든 생수 등을 먹고, 과일도 껍질 깐 것만 먹는 게 안전하다.

백 교수는 "열대지방 여행자는 귀국 후에도 두달 이내에 고열이 날 땐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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