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가슴 굴곡 과감히 노출 '클리비지 룩' 유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단추를 하나 풀면 개성, 두개 풀면 야성, 세개 풀면 실성 (?) .

몇년전 유행했던 농담에 비추어보면 요즘 거리엔 야성의 단계를 넘어선 이들이 적지 않다.

셔츠의 단추를 서너개씩 풀어헤치고 당당히 활보하는 여성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 뿐일까. 티셔츠와 니트의 V자형이나 둥근형 목선은 그 어느 때보다 아래로 깊이 파여 있다.

일명 '클리비지 룩 (Cleavage Look)' . 가슴의 굴곡을 언뜻언뜻 드러내는 과감한 유행이 국내에서도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서구에서나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대담한 옷차림이 소리소문없이 우리 주변을 파고든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승희 신드롬' 이라 명명된 가슴성형 바람이 암시하듯 '여성들이 크고 아름다운 가슴에 대한 욕구를 더이상 숨기지 않게 됐다' 는 현실을 패션 관계자들은 유행의 '주범' 으로 지적한다.

또 일상적으로 바지차림을 즐기게 된 여성들에게 가슴을 강조한 패션은 성적인 매력을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 노릇을 한다는 해석도 있다.

구태여 목선을 깊게 파거나 단추를 여러 개 풀어 헤치지 않더라도 몸에 딱 달라붙는 스판소재의 티셔츠나 블라우스로 시선을 가슴쪽으로 집중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가슴을 강조하는 유행은 '원더브라' 로 대표되는 체형보완용 속옷류의 판매가 급신장한 것과도 연결된다.

패드를 두툼히 넣어 실제보다 가슴이 커보이게 만드는 게 바로 이들 속옷의 임무 (?) 다.

가슴이 큰 게 부끄러워서 구부정하게 다니다가 어깨가 굽곤 했던 중년층 이상의 여성들은 격세지감을 느낄 만한 일이다.

그렇다고 요즘처럼 '흉흉한' 세상에 지나치게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도 위험한 일. 패션 전문가들은 일상 속에서 소화할만한 차림새로 ▶목선이 깊게 패인 티셔츠 위에 역시 V존 (칼라 사이로 드러나는 상체 부분) 이 깊게 파진 재킷을 걸친 뒤 목에 스카프를 감아줄 것 ▶부드러운 실크 소재 블라우스나 셔츠의 단추를 두세개쯤 풀어입고 남성적인 느낌의 재킷을 걸칠 것 ▶V존이 좁게 올라오는 재킷은 안에 티셔츠를 입지 않고 셔츠처럼 소화해볼 것을 제안한다.

신예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