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화]'쥐라기 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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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영화의 기능이 십분 발휘된 작품이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필버그의 영상감각과 할리우드의 특수시각효과 기술이 재현시켰다.

컴퓨터 그래픽을 영상산업에서 찬란하게 꽃피우게한 이정표로도 기록된다.

6천5백만년전의 공룡들의 모습을 할리우드는 6천5백만달러의 제작비로 완전히 복원시켰다.

더구나 스필버그는 전세계에 공룡 붐을 일으켰다.

이 작품이 실사와 같은 공룡모습을 보여준 이후 다양한 이벤트와 팬시 상품을 만들어졌고 97년 나온 그 속편의 영화는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전세계에서 개봉전부터 시끌벅적한 성공을 거뒀다.

크라이튼의 원작을 읽은 사람에게는 영화자체가 주는 복잡한 과학 지식과 긴장감등이 다소 떨어질수도 있다.

첨단 과학문명과 인류의 미래에 관한 경고 메시지나 끝없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비판등은 영화에서 매우 약해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림책에서만 보았던 공룡의 거대한 모습들이 살아 움직이면서 펼쳐지는 장면마다 보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공룡에 관한 마니아인 해먼드 (리차드 아텐보로) 는 선사시대 공룡을 유전학적으로 재생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라틴아메리카 코스타리카의 한 섬에 공룡을 번식시켜 막대한 돈을 벌 궁리를 한다.

그러나 공룡을 가두는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공룡에 의한 재난이 벌어진다.

중반 이후에는 SF영화라기 보다는 재난 스릴러로 뒤바뀐다.

영화의 중반에 이르기까지 스필버그는 보는 이로 하여금 공룡의 모습을 보고싶어 안달이 나게 만든다.

실제로 공룡의 모습보다는 공룡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의 표정들이 훨씬 많이 나온다.

특히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묘사는 공룡 가운데 주인공이라고 할수 있는 티라노사우루스 - 렉스가 인간을 위협하는 장면에서 주로 나온다.

반면 여러 장면에서는 실제처럼 꾸며진 인형으로 촬영되었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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