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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방화동 주민들 "한가위를 어려운 이웃과 함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어려운 이웃과 한가위의 정을 나눠요. "

한동네 주민들이 추석을 맞아 형편이 어려운 아파트 이웃들에게 3년째 송편을 빚어 나눠줘 이웃과 함께하는 우리네 고유한 풍속을 되살리고 있다.

12일 오후1시30분쯤 강서구방화3동 방화도시개발아파트 2단지안 방화2종합사회복지관 강당. 나란히 늘어놓은 테이블 곳곳과 마루에 주부들 50명과 동네노인들 10여명이 오순도순 얘기하며 송편을 빚고 있다.

떡반죽은 방화2복지관과 자매결연을 맺은 육군 3569부대 힘좋은 장병 5명의 몫.

이날 빚어지는 송편은 무려 쌀 1백80㎏어치로 두 가마니에 이른다.

팥.깨등 고물을 넣어 만든 송편은 5백개의 은박지 도시락에 나뉘어져 방화2단지 영구임대아파트 영세민 1천2백가구중 집에 주부가 없거나 형편이 특히 어려운 5백가구에 일일이 배달된다.

"여럿이 나눠먹는게 한가위 고유풍속 아닙니까. 저희 동네는 특히 어려운 분들이 많아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

쌀가루와 물을 이겨 반죽을 만드느라 진땀을 흘리던 박춘자 (朴春子.여.60) 씨의 말이다.

이런 이웃간에 사랑의 송편나누기 행사가 시작된 것은 95년부터. 그후 해마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방화2단지 상가번영회등 동네상인들과 교회등 단체로부터 후원받은 쌀과 각종 재료들로 동네주민들이 송편을 빚어 나눠먹는 일이 정례화됐다.

고미령 (高美鈴.여.51) 씨는 "처음에는 이웃 아파트에 장애자.영세민이 많아 왠지 껄끄러웠으나 함께 지내다보니 같이 도와가며 사는 것이 좋고 이웃간의 정도 느끼게 됐다" 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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