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몹쓸 무속인' 성매매 장부 열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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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값을 내기 위해 무속인에게 돈을 빌린 20대 여성이 이를 갚지 못하자 무속인 일가족에게 수년간 성매매를 강요 받아온 사건이 최근 대구에서 일어났다.

4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0월 무속인 김모(33·여)씨에게 점을 보러 갔던 피해자 A(27·여)씨는 "액운이 꼈으니 굿을 하라"는 말에 굿 값을 마련하기 위해 김씨 어머니(52)에게 사채 200만원을 빌렸다.

A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를 갚지 못했고 이후 성매매를 강요당하기 시작했다. 김씨 일가족은 A씨로부터 6년 간 무려 10억원에 이르는 화대를 뜯어냈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전화방을 통한 성매매 외에도 직접 남성들의 연락처를 관리하며 성매매 제의를 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이에 응했다"고 말했다.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성매매 제의에 하루 평균 4~5명의 남성이 응답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성매수 남성들에 대한 무더기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전화방을 이용해 성매수 남성들을 만났던 A씨는 지난 해부터 단골 남성들의 연락처를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부터 A씨가 정리한 성매수 남성들의 연락처만 500여개. 이 가운데 대부분이 대구 지역 남성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속인 김씨의 세 자매와 돌아가며 같이 거주했던 A씨는 성매매를 나가지 않고 집에 있으면 이들로부터 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주 내로 김씨 일가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뒤 이 성매매 장부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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