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배나무골 가마솥 곰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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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요즘엔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독특한 인테리어에 전망까지 그럴듯한 전원카페나 레스토랑이 곳곳에 즐비하다.

하지만 '토종 입맛' 을 만족시킬만한 한식집은 좀 지저분하거나, 아니면 전망은 좋지 않은 곳이 대부분. 도심탈출의 기분을 만끽하면서 우리 음식이 먹고 싶을 때 경기도남양주시의 양평가는 방향에 위치한 '배나무골 가마솥 곰탕' 집은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메뉴는 곰탕.수육.등심이 전부. 특히 진하면서도 누린내 없이 시원한 곰탕과 한눈에 질좋은 한우고기임을 알 수 있는 수육 맛이 일품이다.

다소 외진 곳인데도 불구하고 문을 연 지 2년 반만에 단골손님들도 꽤 있을 정도. 하지만 맛을 내는데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2주에 한번쯤 잡아오는 소 한마리를 3번에 나눠 갈비까지 넣고 통째로 정직하게 끓여내는 것. 주인의 말에 따르면 "먼 지방의 소는 이송해오는 동안 스트레스를 받아 고기가 질겨진다고 해서 인근에서 소를 구해 퇴계원 도축장에서 잡아 온다" 고. 주방과 별도의 바깥채에서 가마솥만 4개 걸어놓고 좀 작은 것으로는 밥을 짓고 세개의 큼지막한 가마솥은 소를 '튀하고' , 한번 푹 끓이고, 또 그날 쓸 분량을 다시 끓이는데 각각 사용한다.

'튀하다' 란 새나 짐승의 털을 뽑기 위해 끓는 물에 잠깐 넣었다가 꺼내는 것을 의미하는 우리말로, 이 과정에서 소의 누린내와 잡성분이 많이 제거된다고. 반찬은 큼직하게 썰어 담근 깍두기와 배추김치, 그리고 찹쌀고추장에 찍어먹는 고추와 배추 뿐이지만 대부분이 이집 고추와 배추밭에서 직접 기른 것들. 고추장 또한 햇볕에 말린 태양초로 주인의 칠순 노모가 직접 담근 것이다.

야외석의 경우 아직도 파리나 벌레가 많은 것이 흠이지만 주방이나 화장실등은 아주 깔끔한 편. 평가팀 = 윤숙자 (尹淑子.배화여전전통조리학과) 교수.김정수 기자

메 모

▶경기도남양주시와부읍월문리 (0346 - 576 - 0417/1989)

▶메뉴 = 곰탕8천원, 수육2만원, 등심 (2백) 1만4천원

▶영업시간 = 낮12시~오후9시 (둘째.넷째 월요일과 추석당일휴업)

▶규모 = 총1백석 (대지 약3천평으로 주차공간 넉넉)

▶신용카드 사용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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