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리 “성과 못 내는 교사 퇴출 … 새 교원평가 방식 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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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교육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계 미셸 리(사진) 교육감은 2일(현지시간) “교사 노조와의 대화 여부에 상관없이 교사들에 대한 새로운 평가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허핑턴 포스트(HP)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성과를 못 내는 교사들을 퇴출할 방침”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리 교육감이 적용하려는 평가 시스템은 교사의 성공과 실패를 학생들의 성적에 직접 결부시키는 것이다. 학생들의 1년 평균 성적을 종합 평가한 결과 기준 미달로 판정되면 교사에게 책임을 묻게 된다. 워싱턴 공립학교의 경우 학업 성취도가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리 교육감이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하면 상당수 교사들이 해고당할 처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HP는 “워싱턴의 공립학교 중 75%가 교육부로부터 ‘적절한 진보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판정을 받고 있는 만큼 리 교육감이 제시한 기준은 특별히 엄격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 교육감은 그동안 교사 정년제 폐지를 추진해 왔다. 그는 정년을 포기하는 교사, 이른바 ‘녹색의 길(green track)’을 선택하는 교사들에겐 교육 성과에 따라 높은 연봉과 보너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년을 포기하지 않는 ‘적색의 길’을 택하는 이들에겐 낮은 보수를 지급하고 성과에 따른 보너스도 주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번 계획은 교사의 평가체제를 실질적으로 바꾼다”며 “적색의 길을 고르는 교사들의 경우 업무 성과가 기준에 못 미치면 신속한 해고의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사노조 관계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HP는 “리 교육감이 그의 계획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교사 노조와 해고된 교사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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