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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나라 시리즈'등 외국 어린이 생활동화 활발히 출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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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어린이들이 생활 주변에서 겪는 소소한 경험과 솔직한 감정을 어린이 눈에 맞춰 풀어내는 외국 생활동화가 활발하게 출간되고 있다.

동화 자체가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긴 하지만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외국 생활동화는 교훈.도덕등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는 국내 창작물과 달리 어린이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 별다른 과장이나 수식없이 아이들이 주위의 여러 문제들을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하도록 돕는다.

또한 최근에는 초등학교 1~2, 3~4, 5~6학년등 연령별 눈높이에 맞춰 발간된다는 점이 새로운 현상으로 꼽힌다.

온누리에서 펴낸 '동화나라' 시리즈 (전12권) .경기대 아동 - 청소년 문학연구실 (연구실장 김정희) 이 엄선한 독일동화 12편이 실렸다.

초등학교 1학년용부터 5학년용까지 각 학년의 수준에 맞게 내용이 구성됐다.

각 권마다 다른 주제가 제시돼 아이들에게 폭넓은 사고력을 키워준다.

3~4학년 대상인 '잔소리 해방의 날' 을 보면 부모들의 잦은 간섭에 불만을 느낀 소년이 하루를 잡아 세수도 안하고, 이도 닦지 않고, 자두잼도 실컷 먹는 내용이 나온다.

아이들이 10살 정도가 되면 부모들의 바람과 자신들의 요구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킨다는 것. 1~2학년용 작품에선 곰.용.꼬마유령.고슴도치등을 매개로 저학년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그린다.

비룡소의 '난 책 일기가 좋아' 시리즈도 유사한 기획. 현재까지 6~7세, 1~2, 3~4학년등 3단계에 걸쳐 프랑스.영국.미국동화 25권이 나왔다.

특히 2, 3단계에 생활동화가 몰려있다.

예컨대 프랑스작가 베아트리스 루에는 1~2학년 대상의 '우리 엄마한테 이를거야' 등 8권에 수영장.학예회.휴양지등을 무대로 아이들 3명의 질투.시기심.우정등을 담아냈다.

같은 프랑스작가 준비에브 브리작의 '올가는 학교가 싫다' (3~4학년) 는 학교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녀를 통해 선생님과 부모들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시공사의 '시공주니어문고' 시리즈도 초등학생들의 독서능력에 맞게 학년별로 지금까지 20여권 가까이 나왔다.

공상동화 속에서나 마주치는 아이들이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어린이들의 현실을 생생히 그려낸다.

5~6학년 대상으로 미국작가 존 세스카가 쓴 '시간탐험대' (전4권)에는 생일날에 책을 선물받은 소년이 책을 읽으며 중세 영국의 아더왕시대, 미국 서부개척시대, 고대 인류의 기원시대등과 현실을 오고가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전영순사무국장은 "최근의 외국 생활동화들은 아이들의 삶을 보다 밀접하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며 "다만 소재.표현등에 있어 우리 현실과 거리가 있어 국내 작가들의 비슷한 시도가 요청된다 "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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